국내 주요 백화점이 외국 유명 고가 브랜드에 우리나라 업체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율을 부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한 백화점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DB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26일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등 3사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밝힌 뒤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균형한 수수료 관행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0~2024년 외국 고가 브랜드에 대한 백화점 3사의 실질수수료율 평균은 15.07%였다. 백화점별로는 ▷신세계 14.88% ▷현대 15.02% ▷롯데 15.32%였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잡화 브랜드에 대한 이들 3사의 실질수수료율 평균은 23.91%였다. 롯데 24.26%, 신세계 24.22%, 현대 23.26%로 나타났다.

외국과 국내 잡화 브랜드 간 수수료율 차이는 8.84%포인트였다. 국내 잡화 브랜드가 외국 고가 브랜드에 비해 약 1.6배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는 셈이다.

수수료율 차이가 가장 큰 곳은 신세계 백화점으로 9.34%포인트였다. 이어 롯데백화점(8.94%포인트) 현대백화점(8.24%포인트) 순이었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은 롯데백화점 11조6148억 원, 신세계백화점 11조1737억 원, 현대백화점 8조7274억 원이었다.

외국 고가 브랜드 매출액은 신세계백화점 4조5434억 원, 현대백화점 2조5309억 원, 롯데백화점 2조589억 원으로 집계됐다.

백화점 전체 매출(31조5159억 원)에서 외국 고가 브랜드(9조1332억 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28.9%에 달했다.

외국 고가 브랜드는 매출액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3년 백화점 3사의 관련 매출액은 8조3627억 원으로 전년보다 7660억 원 늘었다.

만약 백화점 3사가 외국 고가 브랜드에 수수료율을 1%포인트 인상한다면 단순 계산해서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931억 원의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김 의원은 “결국 국내 업체에 과도한 수수료율을 부과해서 해외 브랜드의 낮은 수수료율을 보전하는 왜곡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명품 브랜드의 비위를 맞추며 을의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브랜드에는 ‘갑질’을 일삼는 것이 현실”이라며 “공정위는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