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상승율 8대 도시 중 4위 기록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2023년 연간 소득이 전년보다 늘어 계층(소득 분위)이 상승한 사람이 1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자와 저소득자의 계층 유지율도 여전히 높았다. 사실상 ‘금수저’는 금수저 그대로, ‘흙수저’는 흙수저 그대로 소득 분위가 유지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는 27일 이런 내용의 ‘2023년 소득이동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우선 2023년 소득 분위가 전년보다 올라가거나 내려간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소득 분위 이동성’은 전국 기준 34.1%로 집계됐다. 나머지 65.9%는 2022년과 같은 분위에 머물렀다는 의미다.

소득 분위 이동성은 ▷2019→2020년 35.8% ▷2020→2021년 35.0% ▷2021→2022년 34.9% 등 3년 연속 하락세(전년 대비)를 이어갔다. 계층 간 이동이 그만큼 줄고 있다는 뜻이다. 2023년 소득 분위 이동자(34.1%) 가운데 계층이 상승한 사람은 17.3%, 하락한 사람은 16.8%로 나타났다. 상향 이동 비율이 미세하게 높지만 10명 중 2명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 통계에서 ‘소득’은 개인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친 것이다. 가구소득이나 재산·이전소득은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대한민국 사회가 직장인의 월급이나 자영업자의 수입으로는 계층 간 이동이 점차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023년 계층 유지 비율을 소득 분위별로 보면 5분위(소득 상위 20%)에 속하는 고소득자는 85.9%로 모든 분위(1~5분위) 중 가장 높았다. 2022년 5분위였던 사람 10명 중 9명 가까이가 2023년에도 계층 하락 없이 ‘부자 지위’를 유지했다는 의미다. 이는 5분위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일단 진입에 성공하면 쉽게 하위 계층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분위(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저소득자의 2023년 계층 유지 비율은 70.1%로 5분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사람 10명 중 7명은 이듬해에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같은 계층에 머물렀다는 뜻이다. 중산층인 4분위 및 3분위 유지율은 각각 66.0%와 56.0%, 2분위는 51.4%였다.

지역으로 보면 부산은 전국보다 더 심하다. 2023년 부산의 소득 분위 이동자 가운데 계층이 상승한 사람은 17.0%, 하락한 사람은 16.8%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의 계층 상승 비율(17.0%)은 서울(17.6%) 인천(17.8%) 경기(17.4%)보다 낮았고 전국(17.3%)과 비교해도 0.3%포인트 차이가 났다. 8대 특별·광역시 중에서도 중위권인 4위에 머물렀다. 이는 부산의 생산·소득 등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가데이터처의 지난해 말 발표 자료를 보면 2023년 부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명목 기준)은 3476만 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