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 장관은 29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상 ‘신규 원전 건설’의 부지 선정 문제와 관련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절차나 규정에 따라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규 원전 건설의 필요성이 없거나 원전 유치를 신청하는 곳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이어 또 모호한 입장을 보인 것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기상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이 ‘(기후부) 장관이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수원이 부지 선정을 진행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발언했다.

김 장관은 “따로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에너지 믹스(조합)를 하겠다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라고만 말했다.

김 장관은 신규 원전 건설 추진 여부에 대해서도 “(앞으로) 12차 전기본을 수립할 때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며 또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날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은 한수원이 올해 4월 원전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한 뒤 7월까지 매달 회의를 열다가 이후 중단한 사실을 거론하며 “김 장관 취임 후 부지 선정 절차가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장관은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 없다. 중단됐다고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4일 국감에서도 윤석열 정부 때 확정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에 “(건설) 필요성이 없거나 (원전 유치를) 신청하는 곳이 없으면 추진하지 않을 수 있고 사정에 맞춰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불과 3개월 전이었던 지난 7월 인사청문회 당시 ‘신규 원전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과 다소 결이 다른 발언이어서 일부 논란이 제기됐다.

탈원전 폐기 정책을 추진했던 전임 정부는 지난 2월 확정한 11차 전기본에서 2038년까지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를 건설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원지력안전위원회(원안위)로부터 계속운전 심의를 받고 있는 고리원전 2호기에 대해 “안전이 담보되면 계속 운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