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가’ 韓 금융기관 보증 포함
-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통과 관건
- 에너지인프라에 직접투자 전망
한미 정부가 지난 7월 말 ‘큰 틀의 합의’ 이후 3개월 만에 관세협상을 타결하면서 양국의 향후 절차와 문제 추가 발생 가능성 등에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지속된 관세 이슈는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과 관련 법 제정 등 남아있는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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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한 후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日보다 유리한 조건 확보’ 평가
30일 대통령실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경주에서 진행한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세부 내용에 합의했다. 총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패키지 중 우리 정부가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 7월 한국이 대미 투자 대부분을 현금으로 하고 단기간에 ‘선불’로 자국에 보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경제의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감내할 수준이 아니다’고 주장한 한국 측 입장을 수용, 분할 투자안에 동의하면서 극적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안팎에서는 분할 투자를 포함해 여러 면에서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상회담 결과를 브리핑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5500억 달러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500억 달러를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할당(투자)하기로 합의한 것도 주요 성과다. 마스가 협력과 관련한 투자가 한국 주도로 진행된다. 한국 조선사의 대미 직접투자(FDI)와 국내 공적 금융기관의 보증 등까지 두루 가능한 구조로 집행될 예정이다. 김 실장은 “(1500억 달러의 조선업 협력 투자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하며 우리 기업의 투자는 물론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신규 선박을 건조할 때 장기 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국내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는 한편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도 높였다”고 평가했다.
■법 제정 등 절차 산적
다만 이런 성과는 미국과 투자 MOU를 맺어야 비로소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더욱이 MOU 체결 이전에는 국내에서 대미 투자액 마련 등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그에 따른 국회 동의가 뒤따라야 한다. 앞으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의미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따른 ‘대미투자특별법안’을 신속히 준비해 국회에서 발의되도록 하겠다”며 “(미국 정부와 약속한 대미 투자는) 자동차·반도체·의약품 등 국내 주력 수출상품의 관세 인하와 수출 경쟁력 유지에 직결되는 만큼 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지난 29일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협상 결과를 보면 실제 현금 투자만 2000억 달러(약 284조 원)에 달한다. 정부가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향후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여야 간 충돌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대목이다.
우리 정부가 미국에 직접 투자하기로 한 2000억 달러가 어느 분야에 집중될지도 관심이다. 일본 사례를 볼 때 인공지능(AI) 혁명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인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포함한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상당 부분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