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자리가 비어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곧 선임될 전망이다. 10명 이상이 조직을 이끌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국토교통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HUG 임원추천위원회는 10월 30일부터 시작한 신임 사장 공모 접수를 지난 7일 끝냈다. 지원자 가운데는 부산이 지역구였던 최인호 전 국회의원과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권대철 건설기술교육원장, 송종욱 전 광주은행장, 오동훈 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교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부동산 관련 업무를 맡았던 공공기관과 민간 건설사 출신 인사들도 HUG를 끌어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국토부와 HUG 임추위는 이달 중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또 업무 수행 및 기관 통솔 능력, 구상 중인 조직 발전 방안 등을 면밀하게 살핀 뒤 후보자를 3~4명으로 압축한다. 이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통해 최종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국토부 장관이 해당 후보자를 임명 제청한 뒤 대통령의 재가가 나면 사장으로 정식 임명된다. 이 같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취임 시기는 내년 1월이 유력하다.

앞서 유병태 전임 사장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2년 연속 ‘미흡(D)’ 등급을 받은 책임을 지겠다며 취임 2년 만인 지난 6월 사의를 표명하고 물러난 바 있다. 그러나 중앙 부처 조직 개편과 후속 인사가 지연되면서 HUG 사장 선임 절차도 뒤로 밀렸다. 이에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 등의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는 HUG가 장기간 이어진 사장 부재로 제 역할 수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관가와 업계 등에서는 HUG의 위상을 고려하면 일단은 정치인이나 정통 관료 출신 인사가 사장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전세사기 지원 등으로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회복할 수 있는 강한 추진력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일부에서는 HUG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계속 기대 이하의 등급을 받은 만큼 신임 사장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엄청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토부 측은 “신임 사장이 빨리 선임돼야 HUG가 안정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다”며 “임추위 및 관계 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향후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한편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에는 GH(경기주택도시공사)를 이끌었던 이헌욱 변호사가 거의 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 브니엘고와 서울법대를 나온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절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일할 때인 2019년 GH 사장이 됐다. 특히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기본주택’을 설계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LH는 조만간 임추위를 구성한 뒤 본격적으로 사장 선임 과정을 이행한다. 만약 이 변호사가 LH 사장이 된다면 정부의 핵심 정책인 주택 공급을 먼저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LH 사장으로 내부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지만 정부는 이번에는 외부 인사에게 조직을 맡길 것이 유력하다. 특히 정부가 대대적인 LH 조직 개편, 대규모 쇄신을 선언한 만큼 이 같은 외풍을 막기에는 내부 인사로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윤석열 정부 때 임명됐던 전임 이한준 사장은 지난 8월 5일 사표를 제출했으며 면직안은 10월 30일 재가됐다. 사장 직무대행도 이달 말 임기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