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국립대학들이 수산업과 해양문화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자 수도권에 있는 연구·전시 기관과 힘을 합친다. 지역 간 거리가 있지만 공통의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이어서 향후 나올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배상훈 국립부경대학교 총장(오른쪽)과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이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부경대는 최근 국립인천해양박물관과 업무 협약을 맺었다. 두 기관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자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수산업의 역사와 가치를 재조명하자는 것이 취지다. 수산업의 문화적 유산을 국민과 공유하기 위한 협력 체계 구축도 업무 협약의 주요 내용이다. 이에 따라 부경대와 인천해양박물관은 앞으로 ▷원양산업 분야 유물 기증 운동 공동 추진 ▷원양산업 70주년 기념 전시 ▷상호 보유한 자원 및 시설 공유 ▷전문 인력 교류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부경대는 우리나라 대학 가운데 해양 관련 자료가 가장 많다. 또 수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도 적지 않다. 특히 부경대를 나온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1958년 실습 항해사로 원양선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현업에 몰두하면서 세계에 내놓을 만한 참치 회사를 일구기도 했다.

류동근 국립한국해양대학과 총장(왼쪽)과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이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해양대도 인천해양박물관과 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서로가 보유한 해양 역사, 문화 자원, 연구 역량을 합쳐 동반 상승효과를 내자는 것이 의도다. 세부 추진 과제는 ▷협력 사업(유물 수집·조사 연구·전시·교육) 발굴 ▷소장 유물의 대여 및 기증 ▷학술·연구 활동 공동 개최 및 운영 ▷각종 시설·장비·인프라 공유 등이다.

올해로 개교 80주년을 한국해양대는 우리나라 해운·해양 분야 발전을 이끌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AI) 시대 해양산업의 미래 첨단화를 선도하는 ‘싱크 탱크’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하면 이와 연계해 ‘해양 혁신 클러스터’의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천해양박물관은 두 대학의 이 같은 장점을 고려해 각 분야에서 힘을 모아 관련 분야의 발전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이를 통해 수도권 거주자들이 수산·해양·해운을 바라보는 시각을 더 넓히기로 했다.

배상훈 부경대 총장, 류동근 해양대 총장, 우동식 인천해양박물관장은 “이번 협약은 학문적 연구와 문화적 실천을 연결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며 “국민이 수산업과 해양·해운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