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의 서암항남방파제등대.

정부가 부산을 비롯해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등대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한편 역사성을 가진 시설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 지역 특성을 고려한 등대해양관광 활성화 및 등대해양문화공간 조성 등도 추진한다.

20일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의 ‘등대유산 보존·활용 5개년 기본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적용 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우선 지난 2000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된 기존 계획의 성과와 한계를 살핀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향후 5년간 등대 보존·활용의 핵심은 무엇이 될 것인지를 결정한다. 아울러 등대별 관리 대책을 만드는 한편 보존이 필요하다면 우선순위를 매기기로 했다.

5개년 기본 계획에는 이전과 달리 등대해양관광을 육성할 방안 마련이 담긴 것이 특징이다. 세부 추진 과제는 ‘테마형 등대관광 코스’(등대+어촌체험·등대+생태탐방·등대호텔), 등대 관련 전시·체험·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 각종 방문객 편의시설 조성 등이다. 등대해양문화공간 조성도 눈에 띄는 사업이다. 해수부는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경관이 좋은 곳에 세워진 등대를 문화시설로 만든다. 등대를 널리 알릴 뿐 아니라 방문객 유치로 지역 경제를 살리자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해수부는 캐나다, 영국,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시행하는 등대 활용 정책과 보존 및 관광 연계 사례, 제도 등을 분석한 뒤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지도 따진다. 또 등대유산 지정 기준 및 신규 등대유산 발굴·지정 방안 마련, 검증 절차 강화로 등대 정보에 대한 신뢰성 확보 등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해수부는 이와 관련해 최근 등대유산 보존·활용 기본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사 모집에 착수했다. 입찰을 거쳐 낙찰자로 선정되면 계약일로부터 8개월 동안 과업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해수부는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등대주간’을 개최하고 있다. ‘세계 등대의 날’(7월 1일)을 기념하는 한편 등대를 해양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 취지다. 올해에는 6월 27일부터 7월 6일까지 전국 12개 등대와 국립등대박물관 등 24곳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부산에서는 기장군 서암항남방파제와 영도영도가 포함됐다. 해수부 측은 “최근 국민들 사이에서는 등대문화를 누리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경제적·역사적 가치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이전과는 다른 등대 보존 및 활용 정책을 수립해 시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