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에서 열린 ‘2025년 가루쌀 제과·제빵 신메뉴 개발사업 우수업체 시상식’.한국농식품유통공사 제공

쌀 과잉 생산에 대응하고자 만들어진 ‘가루쌀 정책’의 성과를 두고 일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계획 수립 방향은 합당했다며 지속적인 추진 방침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일반 쌀 생산을 줄이는 대신 가루쌀 수요를 늘려야 만성적인 쌀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를 확보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분질미(粉質米)’라고도 불리는 가루쌀은 물에 불리지 않고도 밀가루처럼 빻아서 가루로 만들 수 있는 품종이다. 일반 쌀보다 가공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이 남아도는 일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자 기존의 논 등에 가루쌀을 심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대책을 지난 2022년 수립했다. 올해 목표는 재배면적 1만5800㏊, 생산량 7만5000ｔ으로 책정했다. 또 2027년에는 4만2100㏊에서 20만 ｔ을 수확, 연간 200만 ｔ에 이르는 밀가루 수요의 10%를 대체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실제 올해 가루쌀 재배면적은 9만5000㏊, 생산량은 4만5100ｔ에 그쳤다. 최근 몇 년간 이상기후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데다 가루쌀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늘지 않자 많은 농가가 재배 의사를 철회한 것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에 올해 국정감사 때는 가루쌀의 수요 기반이 튼튼하게 마련되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초기 몇 년의 실적만으로 실패를 단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특히 생산량이 매년 줄고 있음에도 소비량 감소로 쌀이 넘쳐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가루쌀 재배를 뛰어넘을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예상만큼 가루쌀 수요가 늘지 않는 점은 인정해 농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최근 보완책을 마련했다. 세부 내용은 이상기후 등에 강한 신품종 개발, 재배 및 수확 후 관리 기술 고도화, 재배 기술 보급 등이다. 아울러 제과·제빵 업계와 협력해 양질의 제품을 생산, 소비 확대를 추진한다. 또 국민에게 가루쌀의 장점을 널리 알리는 홍보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가루쌀로 만든 제품은 제과점 등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 만큼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필요하다고 언급한다.

농식품부 측은 “한국과 비슷하게 쌀 과잉 현상에 직면했던 일본도 10년 가까이 노력한 끝에 ‘가루용 쌀 재배 정책’을 성공시켰다”며 “우리나라도 지금은 단기 성과를 근거로 가루쌀 생산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것보다는 소비 촉진 방안을 적극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가루쌀 품종 다변화,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판로 개척 등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