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국책 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내년 한국의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미국발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수출은 소폭 감소하겠지만 내수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해 1%대 후반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는 1.0%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산업연구원은 24일 발간한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보다 1.9%(경제성장률)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기별로는 내년 상반기과 하반기 각각 2.2%와 1.5% 성장할 전망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둔화하는 흐름이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국내 경제는 미국발 무역 갈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이 전년도(2025년)의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다만 소비의 견조한 증가세와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 등으로 내수가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연간 1.9%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제시됐다. 이는 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한 수치(1.0%)와 같은 것이다. 6개월 전에 나왔던 전망치에서 상향 조정되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0%대로 떨어지지도 않았다.

산업연구원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대 후반 수준으로 제시하면서 한국은행(오는 27일 예정)이나 정부(다음 달 예상)의 전망치도 기존 수치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은과 정부가 제시한 내년 한국 경제 기존 전망치는 각각 1.6%와 1.8%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소비 심리가 그런대로 괜찮기에 (올해) 연간으로 적어도 0.9%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본다”며 “내년 성장률은 1%대 후반의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산업연구원의 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년 민간소비는 1.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1.3%)보다 높은 수치다.

연구원은 “물가와 금리의 하향 안정화 속에서 실질소득 및 가계소득 증가, 정부 지원책 등이 소비 여건 개선과 소비심리의 안정세로 이어지면서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올해 2.4%, 내년 1.9%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건설투자는 올해 8.9% 역성장(감소·마이너스)에 그칠 전망이지만 내년에는 2.7% 증가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수출은 반도체 호조세에 힘입어 올해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 고지를 넘어선 뒤 내년에는 올해보다 0.5%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부진 및 교역 둔화, 전년도(2025년) 호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내년) 소폭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3대 주력 산업별로 보면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4.7%)를 비롯해 섬유(0.9%) 정보통신기기(4.9%) 가전(0.4%) 디스플레이(2.7%) 바이오헬스(7.8%) 등 6개 산업의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자동차(-0.6%) 조선(-4.0%) 일반기계(-3.7%) 철강(-5.0%) 정유(-16.3%) 석유화학(-2.0%) 이차전지(-12.0%)는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산업연구원은 “철강의 경우 미국 관세 및 유럽연합(EU)의 쿼터 규제, 제한적 대체 수출 여력 등이 수출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조선업에서는 고가의 해양플랜트 수출 감소에 따른 일시적 영향으로 (전체 수출이) 소폭 줄어들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내년 국제유가 및 원/달러 환율은 각각 배럴당 59달러, 1390원 내외가 될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