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만한녀석들
- 커피 자루 고유 질감·패턴 살려
- 친환경 소재 모듈화 기술 확보
# 소무나
- 전기차 등 폐배터리 재활용 장치
- 캠핑·재난 등 비상전력 공급 가능
# 페이스더웨일·메쉬
- 파쇄지로 ‘페이퍼 콘크리트’ 구현
- 벽면 오브제·파티션 등 제품 선봬
# 쿠니크
- 가죽 업사이클링 자체기술 개발
- 폐가죽, 가방·액세서리 등 변신
# 해은디자인
- 커피박 카페인 제거 안정성 확보
- 저렴한 ‘고양이 모래’로 재탄생
친환경 소비 확산과 함께 폐기물을 자원으로 되살리는 업사이클링 산업이 주목받는다.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흐름이 지역 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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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만만한녀석들, 소무나, 페이스더웨일·메쉬, 쿠니크, 해은디자인 |
부산에서도 폐커피 자루를 행사용 집기로 활용하거나 파쇄지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개발하는 등 폐기물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고 수요를 일으키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앞서 1회에서 소개한 5개 기업의 업사이클링 디자인 제품에 이어 이번에 나머지 5곳의 사례를 살펴본다.
■폐커피자루의 변신친환경 행사 기획·연출 전문기업 ‘만만한녀석들’은 행사와 축제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폐기되는 집기에 주목했다. 폐커피 자루와 친환경 재생소재를 결합해 스툴 테이블 선베드 등 11종의 업사이클링 집기를 개발했다.
만만한녀석들의 집기는 커피 자루 고유의 질감과 패턴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구조체는 재생소재로 설계해 브랜드 부스, 팝업스토어, 소규모 행사에 두루두루 사용할 수 있는 경량·조립형 집기 시스템을 구축했다. 조립과 해체를 쉽도록 해 일회성 폐기물을 줄였고, 플랫팩(납작한 상자에 부품을 넣어 파는 자가 조립용 가구) 모듈형 설계로 운반의 효율성까지 높였다.
집기의 디자인 시리즈를 통일해 행사 전체의 시각적인 완성도도 올렸다. 만만한녀석들은 전시회 박람회 콘퍼런스 등 마이스(MICE)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대여에 기반한 업사이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회용 부스 자재 위주였던 마이스 시장에 대여형 집기를 제공, 산업 패러다임에 혁신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친환경 재생소재의 표준화된 모듈화 기술을 확보한 만만한녀석들은 지난해 10월과 12월 각각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해 해외에도 진출했다. ‘글로벌 마이스 수도’인 싱가포르에 구축한 인프라를 거점으로 일본 중국 미주 시장까지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ESG 관련 마이스 행사를 겨냥, 해외 렌탈 및 납품 시장을 세계 전역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폐배터리가 다시 에너지로친환경 벤처기업 ‘소무나’의 프로젝트는 전기차 등에서 발생하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에너지 저장장치로 탈바꿈시키는 순환경제 모델에 기반한다. 폐배터리 잔존 용량을 활용함으로써 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고, 탄소 배출 저감과 ESG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기업명도 ‘소중한 무공해 나라를 만드는 벤처기업’의 줄임말이다.
소무나는 독자 개발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반 보호회로와 구조 설계로 안정성과 내구성을 확보하고 제품의 신뢰성도 높였다. 또 디자인 출원을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이 단순한 ‘재사용품’을 넘어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상품군으로 확장 가능함을 증명했다. 기술적 환경적 효과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차별성과 시장 경쟁력도 강화한 셈이다.
소무나가 개발한 폐배터리 기반 파워뱅크는 캠핑이나 아웃도어 활동을 비롯해 재난 대비용 비상전력 공급 등 생활형 에너지 수요에 적용할 수 있다. 이동형 냉장·냉동 시스템, 물류·운송용 전력보조장치 등 산업 현장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소무나는 앞으로 소형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재생에너지 연계형 전력저장장치로 분야를 확장할 계획이다. 스마트시티, 공공 인프라, 친환경 산업단지 등으로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최민영 소무나 팀장은 “폐배터리를 수거·분류하고 이를 다시 에너지 저장장치로 대량 생산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역 기업과 협업할 수 있다”며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파쇄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시재생 기획 디자인 스튜디오 ‘페이스더웨일’은 재활용이 까다로운 소재 중 하나인 파쇄지를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시키는 데 집중한다. 파쇄지는 일반 종이보다 길이가 짧고 모양이 불규칙해 재활용 공정에 투입하기 어렵다. 하지만 콘크리트와 유사한 질감을 내는 혼합재료와 함께 가공하면, 가벼우면서도 조형성을 갖춘 ‘페이퍼(종이) 콘크리트’ 형태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페이스더웨일은 파쇄지 개발 역량을 지닌 기업 ‘메쉬’와 의기투합했다.
두 업체는 색상·패턴 테스트를 통해 페이퍼 콘크리트를 구현했고, 이를 재료로 하는 오브제와 데스크테리어(‘데스크’와 ‘인테리어’의 합성어·‘책상을 꾸민다’는 뜻) 제품을 개발했다. 벽면 오브제, 파티션, 데스크테리어 소품 등이다. 이 제품들은 감성적인 공간 연출이 필요한 카페 사무실 전시공간 등의 실내 디자인 요소로 활용된다. 또 굿즈, 브랜드 컬래버, 공공 리사이클 콘텐츠로도 확장해 활용할 수 있다.
페이스더웨일은 현재 해운대구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기업 등과 정기적인 파쇄지 수거 협약을 했다. 기관 및 기업의 폐기물 처리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파쇄지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부산디자인진흥원은 페이스더웨일이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대중의 인식 전환과 함께 디자인 소비 시장의 저변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
■업사이클 가죽 핸드백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쿠니크’는 가죽 제조공정에서 피할(가죽을 얇게 만들기 위해 단면을 재단하는 과정) 후 버려지는 가죽의 가치를 눈여겨봤다. 폐가죽을 자체 공정을 통해 양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 가죽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쿠니크가 개발한 이 가죽은 토트백 숄더백 등 6종의 가방과 3종의 액세서리로 탈바꿈했다. 쿠니크의 업사이클링 가죽으로 만든 핸드백은 가죽의 단단함과 유연함의 균형으로 내부 보강재 없이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경량 구조’가 특징이다. 또 3D 모델링, 패턴 설계, 금형 제작 등으로 패션 제조공정을 완성했다.
쿠니크는 시제품 테스트 후 소비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스트랩 및 수납·개폐 방식 등을 개선, 실용성을 고도화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내 팝업스토어 운영을 비롯해 브랜드 페스타 전시 등에 참여해 브랜드 인지도도 상승하는 중이다. 쿠니크는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뿐만 아니라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진출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지역 인력 고용 창출 효과까지 낸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업사이클링 가죽 시장의 확장과 상용화를 목표로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지속가능성을 열어간다는 방침이다. 송세율 쿠니크 대표는 “가방에 편중됐던 제품을 지갑 카드케이스 등으로 확장하고 해외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현재 일본 진출을 위한 미팅을 하는 등 관련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커피박, 고양이 모래로 재탄생서비스 기반 제품 디자인 기업 ‘해은디자인’은 커피박에서 카페인을 97~99% 제거하는 열수추출 공정을 구축하고 이를 펠릿(원기둥 모양으로 압착한 것) 형태의 고양이 모래 소재로 개발했다. 해은디자인은 다공성 구조인 커피박이 흡·탈취력이 우수하다는 점에 주목해 제품을 기획했다. 커피박을 60~80도에서 장시간 건조해 수분을 10% 이하로 낮추고, 남아 있는 카페인을 제거해 반려동물 용품에 활용할 수 있는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옥수수 전분과 활성탄 등을 배합해 응고력 탈취력 흡수력 기능을 갖춘 모래를 완성했다. 이 제품은 기존 고양이 모래로 쓰이던 벤토나이트·두부 모래를 대체할 수 있다.
해은디자인은 커피박 재활용으로 원재료비를 약 35% 절감했고 생산공정 단순화를 통해 비용 효율화를 실현했다. 현대사회에서 활성화한 커피산업과 반려동물산업을 연계해 소비자 참여형 순환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은디자인은 ‘From Coffee to Cat Happiness(커피가 고양이 행복으로)’ 캠페인을 통해 환경에 대한 인식 전환과 지역사회 협력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지역 카페 및 로스터리와 협업해 순환형 업사이클링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포부도 품었다.
권경숙 해은디자인 대표는 “커피박을 반려동물 용품에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배합비율 등 기술 연구를 통해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와 부산디자인진흥원 특별 후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