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고(국제신문 1일 자 1면 등 보도)가 일어난 쿠팡이 국회와 정부 출신 인사 등을 대거 영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감사나 과징금 방어 등 부정적 이슈에 대한 논란 차단에 주력하면서 정작 보안 문제 등을 소홀히 해 고객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결과로 나타났다는 비판이 커진다.

1일 국회사무처 감사관실에 따르면 올해 쿠팡으로 이직하기 위해 취업 심사를 받은 4급 보좌관은 총 9명(계열사 포함)이었다. 이들의 직급은 부사장 이사 전무 상무 등 고위 임원 중심이다. 취업 심사 공개 의무가 없는 비서 비서관 등 보좌진 전체로 확장하면 훨씬 많은 인원이 옮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에서는 “평소 활동하던 보좌진이 보이지 않으면 쿠팡으로 간 것으로 보면 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정부에서도 4급 이상 등 취업 심사 대상 퇴직자 9명이 올해 쿠팡이나 그 계열사에 취직했다. 심사 대상이 아닌 퇴직 공직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실제 쿠팡의 물류 담당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전후인 지난 5~6월 고용노동부 공무원 8명을 영입했다. 지난해 공정위에서 자체 브랜드 상품 노출 알고리즘 조작 혐의로 과징금 1628억 원을 부과받자 올해 공정위 출신을 2명 영입하기도 했다.

쿠팡이 대관 업무에만 집중해 근본적인 사고 방지 대책은 등한시 해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올해만 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은 상설 특검 출범으로 이어졌다. 지난 4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부천지청이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쿠팡 물류 자회사(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 검찰 내에서 ‘기소하지 말라’는 압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이번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 목소리도 커진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SNS에 글을 올려 “쿠팡에서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상 최악의 사태가 일어났다”며 “경찰은 중국 당국과 국제공조를 통한 총력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신동욱 수석최고위원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해 우리 국민의 불안감부터 잠재우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