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강력대응에도 비관론 커
‘최저임금이 6년 전보다 줄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얇아진 주머니 사정을 빗대 온라인에서 퍼지는 푸념이다. 2019년 8350원이던 시간당 최저임금은 2025년 1만30원으로 6년 사이 20.1% 상승했다. 그런데 달러로 환산하면 7.16달러에서 6.79달러로 5.2% 하락했다. 우리나라 최저 임금이 원화로는 올랐지만, 달러 기준으로는 국제적 구매력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
|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면서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마트에선 한우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던 미국산 소고기마저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진다. 사진은 최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육류 코너 모습. 연합뉴스 |
정부는 지난 24일 유류세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휘발유 값은 리터(ℓ)당 1700원 중·후반대에 형성돼 서민 체감 효과는 제한적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화가치 하락이 원유 수입 가격에 그대로 반영돼 국내 유가 상승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1500원 시대’가 눈 앞으로 다가와 서민 생활을 뒤흔든다.
25일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정보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부산의 지난 1년간 김밥의 가격 상승률은 16.2%(2900원→3371원)로 가장 높았다. 짜장면 가격도 지난해 11월 6143원에서 올해 11월 6929원으로 12.8% 급등하며 7000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대부분의 식음료 값이 올랐다. 고환율이 수입 물가 가격 인상 등을 부추겨 고물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일상화된 셈이다.
서민은 아우성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9로 11월(112.4)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비상계엄이 있던 지난해 12월(-12.3%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환율 대응을 위해 지난 23일 7대 그룹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고, 외환당국은 24일 강력한 구두개입 발언을 내놨다. 이에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8원 하락한 1449.8원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고환율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투자 등에 따른 수급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환율 안정이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정부의 강력한 대응 의지가 확인된 만큼 다소 안정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은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지만 환율이 1470원 안팎을 유지하면 물가상승률이 2.3%에 달할 것으로 본다. 서민이 더 팍팍해진 살림살이를 견뎌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