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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공항 열어 접근성 높이고 ‘압도적 볼거리’ 조성해야

부산…세계가 몰려온다 <2> 접근성·랜드마크가 열쇠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6-01-04 19:10:43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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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공항 국제선은 내국인 중심
- 외항기 유치로 외국인 데려와야
- 부산항 터미널 병목현상 해결을

- 싱가포르 아부다비 오사카 등
- 세계 관광도시들 랜드마크 공세
- 북항~봉래산 해상케이블카 거론
- 문화·자연 연계한 관광자원 기대

부산이 외국인 관광객 350만 명 시대를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관광 거점’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 가파른 회복세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물리적 제약을 깨뜨릴 ‘접근성 강화’와 경쟁 도시들을 압도할 ‘독보적 랜드마크’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부산 북항이 지역의 미래 핵심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북항과 영도 봉래산을 직선으로 잇는 해상 케이블카 건립 제안은 바다 위에서 원도심과 부산 앞바다를 조망하는 관광 자원으로 눈길을 끈다. 사진은 북항 상공에서 영도 봉래산 방향을 바라보고 찍은 모습.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관문 열려야 ‘관광 대동맥’ 뚫린다

부산이 관광 성장을 위해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접근성’이다. 아무리 매력적인 콘텐츠를 갖춰도 물리적인 이동의 문턱이 높으면 관광객의 획기적인 확대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4일 부산시 관광통계와 한국공항공사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김해공항 국제선 이용객(도착 기준)은 426만 명이지만, 공항을 통해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29만 명에 그쳤다. 공항 이용객 중 내국인이 외국인보다 2배는 많았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수치다.

중구에 공사 중인 부산롯데타워.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추승우 동의대 호텔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김해공항 국제선은 해외여행을 떠나는 국내 수요를 중심으로 짜여 있다”며 “국적기는 자국민을 싣고 나갔다가 다시 데려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는 데는 본질적인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당장 공항 시설을 확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외항기를 유치해 외국인 관광객을 직접 데려오는 노선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접근성은 부산이 수천명 규모의 인센티브 관광을 유치하려다 직항 부족 등의 이유로 실패한 적 있는 만큼 더 뼈아픈 문제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최근 다국적 기업의 3000명 규모 글로벌 인센티브 관광을 유치하려 했지만 세계 각지에서 부산으로 모이는 교통 편의성이 떨어져 무산된 사례가 있었다”며 “접근성은 도시의 관광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가덕도신공항이 관광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거론되는 이유다. 해외 사례는 접근성이 관광의 판을 어떻게 바꾸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일본 오사카는 2012년 관문 공항인 간사이국제공항에 LCC 전용 제2터미널을 신설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엔저 현상과 출입국 간소화가 맞물리면서 2011년까지 연간 200만 명에도 못 미치던 외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19년 1231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단기적인 돌파구로는 바닷길이 주목을 받는다. 중일 외교 갈등으로 일본으로 향하던 중국발 크루즈 선사들이 부산으로 뱃머리를 돌리면서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내년 부산항 크루즈 입항 신청은 올해보다 배 이상 늘어난 420항차(91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중국발 크루즈는 입항 횟수가 21.6배 급증하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다만 세관·출입국·검역(CIQ)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병목 현상이 우려된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범정부 차원의 인력 증원과 24시간 터미널 운영 등 특단의 수용 태세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쟁도시 압도할 상징시설 절실

접근성이 ‘오는 길’을 만든다면 랜드마크는 ‘와야 할 이유’를 만든다. 현재 부산의 경쟁 도시는 관광 영토 확장을 위해 천문학적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싱가포르는 마리나샌즈 확장에 80억 달러를 투자하며,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는 루브르 박물관 분관 유치에만 1조 원의 로열티를 지불했다. 오사카 역시 2030년 복합리조트 2곳 오픈을 예고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경쟁 도시들에 비하면 부산의 콘텐츠 투자 규모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지금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금의 관광 실적은 5년 뒤 처참하게 꺾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산은 황령산과 북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상징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산의 지형적 강점인 산과 바다를 활용한 ‘해상·산악 케이블카’가 주목을 받는다. 황령산 케이블카는 봉수전망대를 조성하고 케이블카로 정상 전망대에서 전포동(1단계)과 남구 옛 스노우캐슬(2단계)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전망대와 1단계 작업은 올 초 착공할 예정이다. 시행사 측은 사업 완료 때 연간 방문객이 현재 88만 명에서 490만 명으로 폭증할 것으로 기대한다.

더 큰 상상력으로 거론되는 것은 북항과 영도 봉래산을 잇는 해상 케이블카다. 북항재개발지에서 봉래산 정상까지 직선거리 약 3km를 바다 위로 잇는 구상이다. 관광객은 케이블카를 타고 북항 오페라하우스와 항만 시설, 영도 천혜의 자연환경 및 해안선과 도심을 조망할 수 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바다를 건너는 경험 자체가 콘텐츠가 되는 셈이다. 일본 요코하마의 ‘에어 캐빈’처럼 야간 경관과 미디어 아트를 결합하면 밤에도 작동하는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원도심 스카이라인을 재편할 ‘수직적 랜드마크’도 가시화하고 있다. 중구 중앙동에 들어서는 세계적 건축가 구마 켄고가 설계한 롯데타워(2028년 준공 예정)가 대표적이다. 특히 롯데타워의 야외 루프탑 전망대는 크루즈로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부산의 압도적인 첫인상을 결정짓는 핵심축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이기대 예술공원(퐁피두 부산)과 기장 디자인뮤지엄 등 문화예술 랜드마크가 더해져 부산 관광의 스펙트럼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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