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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국제신문 DB |
- 내년 업무영역 완전 개방 앞두고
- 전문 “체격차에 수주 격차 심화”
- 종합 “예외조치로 6년간 희생”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가 내년 업무영역(업역) 완전 개방을 앞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양측이 정부에 제출한 탄원 서명지만 합쳐도 100만 장이 넘는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중동전쟁 등 대내외 악재로 일감이 줄어들어 두 업계가 생존을 건 전면전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은 1976년 전문건설업 도입 이후 종합과 전문의 영역을 엄격히 구분해 왔다. 건물 전체를 짓는 ‘지휘자’ 종합업체와 철근·토공 등 세부 공사를 맡는 ‘실행자’ 전문업체가 각자의 업역에서만 활동했다. 그러나 정부는 2018년 노·사·정 합의를 거쳐 2021년부터 이 칸막이를 허물었다. 상호시장 진출을 통해 시공 효율을 높이고 건설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시장 개방은 ‘체급 차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자본력이 큰 종합건설업체가 소액 공사 위주의 전문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는 한시적인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 공사 예정 금액 4억3000만 원 미만의 전문공사에는 종합업체가 참여하지 못하도록 ‘보호구간’을 설정한 것이다. 현재 갈등의 핵심은 올해 말 종료되는 이 보호구간 제도의 ‘일몰제’ 연장 여부다.
전문건설업계는 시장 개방 이후 수주 격차가 오히려 심화됐다고 주장한다. 종합업체가 풍부한 자원력과 큰 체격을 앞세워 전문공사 시장에 활발히 진입한 반면 전문업체는 자본금과 기술자 보유 등 높은 등록 기준 때문에 종합공사 시장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리다. 이에 전문업계는 보호구간을 10억 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이를 영구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종합업계는 이미 6년간 일방적인 희생을 감내해 왔다고 반박한다. 전체 전문공사의 90% 이상이 4억3000만 원 미만 소규모 공사인데, 이를 계속 막아두는 것은 종합업체의 98%를 차지하는 중소 건설사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정부가 앞서 약속한 생산체계 개편안을 원칙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깊어지고 길어지는 건설 경기 침체에 있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일감 자체가 귀해지자 줄어든 파이를 두고 양측이 양보 없는 생존 게임을 벌이는 형국이다. 제도 도입 당시 기대했던 시공 품질 향상과 산업 혁신이라는 본질적 목적이 업계 간의 업역 다툼에 가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갈등 장기화는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만큼 변화된 시장 환경을 반영한 정부의 정책 조율과 업계 간 대타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