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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가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자 ‘지역상품 우선구매 확대 정책’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벡스코에서 열린 ‘2025 부산브랜드페스타’에서 관람객들이 지역상품을 구매하는 모습. 부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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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관련 조례 권고 수준 그쳐
- 역외유출 분석 부재 정책 체감↓
- 프레스턴, 유출구조 분석 확인
- 조달동맹 꾸려 순환경제 확보
- 부산시, 구매현황 등 상시 점검
- 지역경제 활성화·실적공시 강화
부산시가 지역경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야심차게 추진 중인 ‘지역상품 우선구매 확대 정책’에서 가장 초점을 맞춘 부분은 ‘실행성’이다.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조례, 선언에 그쳤던 정책적 한계를 ‘데이터’에 기반한 모니터링으로 뚫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역상품을 ‘몰라서 못 사고’ ‘알아도 안 사는’ 공공조달 시장의 만연한 분위기를 전환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시는 ‘인천시’와 ‘영국 프레스턴시’ 두 가지 사례를 참고했다.
■‘권고’에서 ‘실행’으로 체질 개선9일 시에 따르면 ‘지역상품 우선구매 확대 정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인천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인천시는 2022년 광역지자체 최초로 관련 조례를 제정, 지역상품 구매 확대를 위한 물꼬를 텄으나, 강제성 없는 권고 조항에 그쳐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조례가 ‘우선구매 노력’을 규정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공공기관 계약 담당자가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업체와 계약할 실질적 동기가 부족했던 것이다. 적극적으로 지역상품을 구매해도 혜택이나 불이익이 없으니, 담당자가 기존 수도권 대형 업체와의 안정적인 거래를 깨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지역상품 구매 현황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이 없었던 점도 문제로 작용했다. 무슨 품목이 어떤 경로로 역외 유출되는지 정밀하게 분석할 도구가 없어 ‘지역제한 입찰’이 가능한 사업도 서울 및 경기업체로 돌아갔다. 유출 원인을 파악해내지 못하면서 현장 기업들의 정책 체감 효과도 자연스레 떨어졌다. 지역에 소재한 정부 및 국가 공공기관의 발주는 지자체 관리 감독권 밖에 있는 점도 정책 추진의 걸림돌이 됐다. 이들 기관이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핵심 자산임에도 ‘정책 사각지대’로 남았다.
■‘영국 프레스턴 모델’ 벤치마킹시는 자생적 지역순환경제 구축에 성공한 영국 ‘프레스턴 모델’을 선행 사례로 벤치마킹했다. 랭커셔주의 중소도시 프레스턴시는 산업혁명 이후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나 1970년대를 지나며 제조업 쇠퇴와 일자리 감소 문제를 겪었다. 결정적으로 외부 자본 유치로 추진하던 1조 원대 규모의 대형 개발사업 ‘타이드반 프로젝트’가 무산되면서 지역순환경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지역 내부 공급역량으로 정책 초점을 전환한 프레스턴시는 지자체를 비롯해 대학 경찰청 사회주택협회 병원 등 6대 공공기관의 조달력을 하나로 묶었고, 연간 10억 파운드 이상의 거대 조달동맹을 형성했다. 프레스턴 모델의 특징은 정책 추진에 앞서 지역경제전략센터(CLES)와 지역 조달지출 유출구조를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프레스턴시 주요 앵커기관의 조달지출 7억5000만 파운드 중 지역업체에 돌아간 비율은 고작 5%에 불과한 것을 확인했다. 지역경제 침체 원인이 단순히 기업 유치 부족 문제만이 아닌, 공공지출의 역외 유출에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특히 프레스턴시는 ‘사회적가치법’을 기반으로 가격 중심 입찰에서 탈피해 생활임금 지급 여부, 지역 고용 창출, 탄소 배출량 등을 정량평가 점수로 설계하고, 공공계약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이러한 정책으로 2013년 약 3800만 파운드였던 관내 조달지출은 2017년 1억1100만 파운드로 약 3배 증가했다. 랭커셔주로 범위를 넓힌 조달 비율은 39%에서 79.2%로 상승했다. 프레스턴시의 신규 일자리는 1600여 개가 창출됐고, 2018년 영국에서 주거·노동 여건이 가장 향상된 도시 1위로 선정됐다.
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프레스턴 모델은 조달지출 데이터 분석, 앵커기관 협력, 지역 공급망 발굴, 계약구조 재설계, 사회적 가치 평가가 정책과 결합한 결과”라며 “프레스턴시는 중앙정부 상위법인 사회적가치법을 활용할 수 있었으나, 부산은 상위법령 제한으로 지역업체에 유리한 입찰 조건을 강제할 수 없어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한 실적 공시 등의 방식을 활용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