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급증에 힘입어 큰 폭으로 성장했다.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잠정치)이 1.8%로 집계됐다고 9일 밝혔다. 지난 4월 23일 발표된 속보치도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는데 그보다도 0.1%포인트(p) 높아졌다. 이는 2020년 3분기(2.3%)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5월 경제전망 당시 한은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예상치는 2.6% 수준이었는데,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2.7%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1분기에는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위주로 5.9% 증가했고, 수입도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3.9% 늘었다. 수출은 2020년 3분기(14.9%) 이후 5년 6개월 만에, 수입은 2021년 4분기(4.0%)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1.4% 증가했고,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등의 증가로 6.6% 늘었다.
1분기 성장률의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순수출(수출-수입)은 성장률을 1.1%p 끌어올렸다. 수입이 늘었지만, 수출 증가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민간소비(+0.3%p), 건설투자(+0.2%p), 설비투자(+0.6%p) 등 내수는 0.7%p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1차 금속 등을 중심으로 3.9% 증가했다. ICT 제조업이 15.4% 증가한 반면, 비 ICT 제조업은 0.9%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10.5%에 달해 1976년 1분기(13.0%) 이후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1% 성장해 1995년 3분기(19.2%) 이후 30년 6개월 만에 최고였다.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도 전 분기보다 11.0% 급증했다. 역시 50년 만의 최고치다. 실질 GNI 증가율(9.2%)은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이날 발표된 2025년 국민계정(잠정) 결과에 따르면 2025년 1인당 GNI는 3만6963달러로 전년보다 0.3% 증가했다. 한화 기준 금액은 5257만 원, 증가율 4.6%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