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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있다.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달러 수급이 개선되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 금리차도 줄어들면서 환율이 1400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합뉴스 |
- 15년 만에 공조… 추가 대응 시사
- 韓도 시장 모니터링·개입 강화
미국과 일본 당국이 엔화 약세에 대한 공동 개입을 공식화하면서 아시아 통화로 함께 묶여 움직이는 원화도 당분간 동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일 당국이 이례적인 공동 개입에 나선 데는 과도한 엔화 약세가 미국 금융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이날 공식 담화를 통해 지난달 31일 미국과 일본 정부가 공동으로 엔화 매수 개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나타난 엔화의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처한 것”이라며 “앞으로의 추가 공동 개입에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엔화의 상당한 저평가를 시정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단호한 시장 및 통화 정책 조치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달러당 엔 환율은 지난달 말 164엔에 육박해 엔화 가치가 약 40년 만의 최저로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의 공동 외환시장 개입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급격하게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주요 7개국(G7)의 합의에 따라 실시한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에는 엔화를 팔고 달러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개입이 이뤄졌다. 그동안 미국은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환율을 시장 수급에 맡겨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지켜왔다.
이례적인 이번 공동 대응은 일본에서 엔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 금융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그간 초저금리에 엔화를 빌려 미국 국채와 증시 등에 투자(엔 캐리 트레이드)하던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해 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하고 국채 금리는 상승하며,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연동된 미국 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따라서 오르는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어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원화는 당분간 엔화와 동조화할 전망이다. 우리 당국 역시 외환시장 모니터링과 개입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경제부와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7일 도쿄에서 열린 한국투자공사 도쿄지사 개소식에서 외환시장 동향 등과 관련해 “서로 수시로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며 공동 대응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급등할 때 원화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비슷한 시기 대응에 나선 것이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5.8원 오른 1429.8원이다. 장중 고가는 1438.6원으로 중동전쟁 직전인 2월 26일(장중 고가 1437.0원) 이후 6개월 만에 1430원대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