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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부산청소년극지체험탐험대 현장르포] 3회 : 석탄 탄광촌에서 북극 연구의 중심지로

-북위78도 롱이어비엔 도시의 역사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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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산도시의 흔적

아침 6시. 하지만 롱이어비엔(Longyearbyen)은 이미 오래전부터 깨어 있었다. 북극권 여름의 백야는 시간의 개념을 흐리게 만든다. 태양은 지지 않고, 사람들은 밤에도 활동한다. 새벽에 보았던 산과 바다는 아침에도 같은 빛으로 펼쳐져 있었다. 북위 78도. 세계에서 사람이 사는 가장 북쪽 도시 중 하나인 롱이어비엔의 하루가 시작됐다. 스발바르 군도 최대 도시인 롱이어비엔(Longyearbyen)은 석탄은 물론이거니와 구리, 철, 아연 등이 풍부해 자연스레 광산 도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과거 미국, 영국, 네덜란드, 스웨덴 등이 스발바르 조약을 명분 삼아 광산업에 뛰어들었지만 현재는 노르웨이와 러시아만이 채굴작업을 하고 있다.

롱이어비엔 곳곳에는 항구로 석탄을 운반하기 위해 도르레와 연결되었던 나무탑들이 서있다. 산을 가로질러 부두까지 이어진 나무탑들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피땀 흘렸을 광부들의 꿈과 좌절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도시를 둘러보면 어디에서든 광산도시의 흔적을 찾게 된다. 산 곳곳에는 채굴한 석탄을 항구로 운반하기 위해 도르레가 연결된 나무 탑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산을 가로질러 부두까지 이어진 나무 탑들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피땀 흘렸을 광부들의 꿈과 좌절을 오랜 시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롱이어비엔의 거리 풍경은 독특하다.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는 있지만 도시 밖으로 연결되는 길은 거의 없다. 산과 빙하, 바다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겨울이 되면 주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은 스노모빌과 스키이다. 집 앞에는 자동차 대신 눈 위를 달리는 설상차가 세워져 있고, 스키가 벽에 걸려있다. 학생들은 신기한 듯 거리를 바라봤다.

롱이어비엔 주택가 곳곳에는 주민들의 주요 이동수단인 스노우모빌을 만날 수 있다. 겨울철 차량이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눈이 쌓이게 되면 스노우모빌과 스키가 마을 주민들의 이동수단이 된다.
■ 기회의 땅으로

도시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고래, 물개잡이 어부들이나 들르던 이곳에 1906년 미국의 광산업자인 롱이어가 석탄 채굴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람이 상주하는 도시의 규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겨울이면 영하 30~40도를 넘나드는 추위와 긴 어둠이 이어져, 유럽에서 가장 척박한 땅이었을 롱이어비엔으로 향했던 사람들은 이곳에서 희망을 찾고자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롱이어비엔 스발바르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광부들의 작업 장면이다. 롱이어비엔은 광부들이 만든 도시이다 보니 도시 곳곳에 광부와 광산업의 흔적이 남아 있다. 전시물을 보고 있으면 광부들이 얼마나 혹독한 환경 속에서 작업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광부들의 고난한 삶은 이 곳 롱이어비엔 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스발바르 군도로 이주하는 젊은 노르웨이인들이 많아졌다. 스발바르 군도의 가치가 지하자원 뿐만 아니라 북극항로의 중심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노르웨이 정부가 세금감면과 의료, 주거, 연금, 교육 등 각종 복지정책을 내걸고 강력한 이주정책을 벌인 때문이다. 노르웨이는 500cc 생수 한 통이 우리나라 돈으로 7,000원 안팎일 정도로 물가가 비싼 편이다. 이러한 높은 물가의 상당 부분은 세금으로 징수되어 국민들의 복지정책 재원으로 쓰인다. 일할 수 있는 젊은 나이에 세금을 열심히 내면 노년에는 정부가 생활을 보전해 주는 것이 노르웨이 복지 정책의 골자인데 스발바르 군도로 이주하면 세금을 줄여 주니 이곳은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의 땅인 셈이다.

롱이어비엔 도시 중심에는 광부상이 서 있다. 광산을 향하고 있는 광부의 뒷모습 속에서 도시의 역사를 짐작하게 해준다.
■ 석탄이 만든 도시, 연구가 이어받다

롱이어비엔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국적은 다양하다. 노르웨이 사람뿐만 아니라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중국, 한국 등 세계 각국 연구자들이 머문다. 이곳은 북극 연구의 출발점이다. 인근 니알슨(Ny-Alesund)에는 세계 각국의 극지 연구기지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남극세종과학기지 준공에 이어 2002년 스발바르 제도 니알슨에 북극다산과학기지를 개소하며 세계에서 8번째로 남·북극 양극에 과학기지를 운영하는 극지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용 선생의 호를 딴 북극다산과학기지에서는 기후변화 연구, 해양생태 조사, 빙하 변화 관측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된다. 롱이어비엔 항구에는 작은 선박들이 정박해 있다. 여름철이면 관광선과 연구선이 오가며 북극해로 향한다. 바다는 이 작은 도시를 세계와 연결한다. 부산과 롱이어비엔은 규모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롱이어비엔 연안으로 선박이 항해하고 있다. 바다를 통해 세게와 연결되는 항구도시라는 점에서 롱이어비엔은 부산과 닮았다.
바다를 통해 세계와 연결되는 항구도시라는 점이다. 한 학생이 말했다. “북극은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맞는 말이었다. 롱이어비엔은 세계의 끝이 아니다. 기후변화 연구가 시작되는 곳. 새로운 항로가 논의되는 곳. 그리고 미래 세대가 준비해야 할 공간이었다. 그래서일까 부산과 닮았다. 대륙주의적 사고에서 부산은 육지의 끝으로 인식되었지만, 해양적 사고에서 부산은 바다로 향하는 시작이다. 부산이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부산항은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새로운 해상 관문으로 역할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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