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극지형 선박은 블루오션…건조 경험 조선 빅3·HJ重 뱃고동

북극항로가 열렸다 <2> 부울경 조선업의 기회

  •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  |   입력 : 2026-08-30 19:04:35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우리나라 유일의 극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북극 생태계 조사를 위해 북극 해빙에 정박해 있다. 국제신문DB
- 선체·기관·항해시스템 큰 차이
- 일반 상선보다 높은 수준 요구

- 쇄빙선·LNG운반선·내빙 컨선
- 지역 조선사들 건조 기반 갖춰

- 유지·보수·정비 분야 선점 기대
- 조선기자재 업체도 대비 필요

부산항을 떠난 컨테이너선 한 척이 북극해를 통과한다고 해서 북극항로 시대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항로가 상시 물류망으로 자리 잡으려면 그 길을 오갈 선박부터 달라져야 한다. 얼음과 극저온을 견디는 선체, 저온에서도 작동하는 기관과 장비, 얼음 상태를 파악할 항해시스템까지 일반 항로와는 요구 조건이 다르다.

북극항로 개척이 해운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조선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연결되는 이유다. 부산 경남 울산에 세계적인 대형 조선소와 기자재업체가 몰려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북극항로의 산업적 파급효과 역시 동남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얼음바다 오가는 배부터 달라져야

지난 22일 부산신항을 출항한 ‘팬스타 아크로호’는 국내 컨테이너선으로는 처음으로 북동항로 시범운항에 나섰다. 화학제품과 자동차 부품 등 실제 화물을 싣고 부산과 유럽을 오가며 운항 기간과 비용, 안전성, 화물 수요 등을 검증하는 항해다.

팬스타 아크로호는 자체적으로 두꺼운 얼음을 깨고 나아가는 전용 쇄빙선은 아니다. 다만 극지 해역 운항을 고려한 내빙 성능을 갖춘 선박이다. 북극을 오가는 배가 모두 쇄빙선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해빙의 두께와 분포, 운항 계절에 따라 필요한 선박 성능은 달라진다. 그러나 얼음이 선체와 추진기에 강한 충격을 주고, 극저온은 갑판 장비와 기관·안전설비 성능까지 떨어뜨릴 수 있어 극지 운항선에는 일반 상선보다 높은 수준의 선체 강도와 장비가 요구된다.

운항 가능 기간을 늘리고 정시성을 확보하려면 요구 수준은 더 높아진다. 선체를 보강하고 저온에 견딜 수 있는 강재와 기자재를 적용해야 하며, 추진장치와 프로펠러 역시 얼음 충격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정부가 북극항로 개척과 함께 국적 내빙·쇄빙선대 확충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30년 한-유럽 정기항로 개설을 목표로 쇄빙 컨테이너선 기술 개발과 극지 운항선 확보를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울산·거제, 극지선박 건조 경험

가장 직접적인 수혜 가능성이 거론되는 곳이 부산과 울산, 거제를 중심으로 한 동남권 조선산업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이미 극지선박 건조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HJ중공업은 국내 최초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를 건조했다. 아라온호는 6950t급의 연구선으로 시속 3노트 속도로 1m 두께의 얼음을 연속 쇄빙하는 성능을 갖췄다. HJ중공업은 비교적 얇은 얼음을 견딜 수 있는 내빙 상선 건조 경험도 풍부하다. HJ중공업 관계자는 “기존 쇄빙연구선과 내빙 컨테이너선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쇄빙 상선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스웨덴 해사청으로부터 5148억 원 규모의 쇄빙선 1척을 수주했다. 국내 조선소가 해외에서 전용 쇄빙선을 수주한 첫 사례다. 2029년 인도 예정인 이 선박은 얼음을 깨면서 다른 선박의 항해를 지원하는 고부가가치 특수선이다.

거제에도 기술이 쌓여 있다. 한화오션은 지금까지 21척의 쇄빙 LNG운반선을 건조한 실적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차세대 쇄빙연구선 건조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차세대 쇄빙연구선은 영하 45도 환경에서 운항하고 1.5m 두께의 얼음을 깨며 전·후진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삼성중공업 역시 극지용 셔틀탱커를 건조한 경험이 있다. 양방향 운항이 가능하고 두꺼운 얼음을 깨면서 극저온 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선박이다.

울산의 HD현대중공업과 거제의 한화오션·삼성중공업을 잇는 동남권에는 세계 최대 수준의 조선 생산능력이 집적돼 있다. LNG선과 친환경 선박에서 쌓은 기술에 극지선박 경험까지 갖춘 만큼 북극항로가 확대될 때 새로운 고부가 선박 시장을 선점할 기반은 이미 마련돼 있는 셈이다.

■조선기자재·개조·MRO까지

북극항로가 만드는 시장은 대형 조선소에서 끝나지 않는다. 극지선은 저온에 견디는 강재와 배관, 고출력 추진장치, 특수 프로펠러, 방빙·제빙 장치, 통신·항법장비 등 일반 상선보다 많은 특수 기자재가 필요하다.

부산·울산·경남에 밀집한 조선기자재업체에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운항 선박이 늘어날수록 수리·정비 수요도 따라온다. 정부 역시 북극항로 정책에서 선박 유지·보수·정비, 이른바 MRO를 주요 연관산업으로 보고 있다. 부산항 신항에는 대형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수리조선단지 조성도 추진되고 있다. 북극항로를 오가는 선박이 부산에 들어와 화물을 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연료를 공급받고 점검과 수리를 거쳐 다시 출항할 수 있다면 부산항의 부가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부산조선기자재조합 최금식 이사장은 “부산은 3만t급 이상 대형 선박을 전문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신항 수리조선단지가 아직 조성되지 않았고, LNG 벙커링도 선박 간 공급은 시작됐지만 전용 터미널 등 기반시설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북극항로 시장을 선점하려면 신항 수리조선단지와 친환경 벙커링 인프라를 조속히 구축하는 동시에 지역 기자재업체들이 국가 연구개발 등을 통해 극지용 쇄빙·내빙 기자재 기술과 실적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6. 6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8. 8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9. 9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10. 10[도청도설] if, 손아섭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6. 6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7. 7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8. 8[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9. 9김여정 "국경선 새 대응수단 임무대기…확성기도 수일 내 가동"
  10. 10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8. 8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3. 3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7. 7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8. 8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9. 9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10. 10부산청년 취업 등 여전히 팍팍하네 “맞춤형 정보 절실”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부산기UP! Grade
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커피도시 부산 '카페 열전'
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