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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3일 해양수산부 부산 청사 개청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11일 경남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열린 차세대 쇄빙연구선 착공식 현장. 국제신문 DB·해양수산부 제공 |
- 해수부 부산 이전후 정책 뒷받침
- 추진본부 출범 범정부 조율·지원
- 사업자 지원 등 법적기반도 마련
- 컨선 첫 시범운항으로 경험 축적
- 정기항로 되려면 화물 확보 필요
- 연관산업 갖춰야 지역 경제효과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북극항로 부산 시대’의 밑그림이 빠르게 구체화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했고 북극항로 정책을 전담할 조직이 꾸려졌다. 특별법도 제정됐다. 지난달 부산신항을 출발한 국적 컨테이너선은 국내 처음으로 북극항로를 이용해 유럽으로 향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구상에 가까웠던 사업이 제도와 실제 운항 단계로 넘어간 것이다. 다만 북극항로가 부산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첫 시범운항을 정기항로로 연결하고, 충분한 화물을 확보해 수익성을 입증해야 한다. 부산에 해운·항만·금융·선박관리 등 연관산업이 얼마나 모이느냐도 앞으로의 성적표를 가를 전망이다.
■부산 온 해수부…법·조직 틀 갖췄다가장 큰 변화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12월 23일 부산청사 개청식을 열고 부산 시대를 시작했다. 해수부 소속 북극항로추진본부도 출범해 북극항로 진출을 위한 범정부 정책을 맡고 있다.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은 지난 6월 16일 공포됐다. 법에는 5년 단위 기본계획 수립을 비롯해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북극항로 사업자에 대한 재정·금융 지원, 북극항로종합지원센터 지정 등의 근거가 담겼다.
다만 특별법이 이미 전면 시행된 것은 아니다. 법은 오는 12월 17일부터 시행된다. 범정부 정책을 심의하는 국무총리 소속 북극항로위원회의 근거 조항인 제8조만 공포일인 6월 16일부터 먼저 시행됐다. 해수부는 위원회 운영 방식과 종합지원센터 지정 기준 등을 담은 시행령안을 마련해 8월 11일부터 9월 21일까지 입법예고하고 있다. 현재 단계는 북극항로위원회의 법적 근거에 따라 세부 운영체계를 갖춰가는 과정이다.
해운기업의 부산 집적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이 부산 이전 계획을 발표했고 HMM은 노사가 본사 부산 이전에 합의한 뒤 지난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사 소재지를 부산으로 바꾸는 정관 변경안을 가결했다. 흥아해운도 올해 말까지 부산 이전 계획을 밝혔다.
■부산서 띄운 첫 컨선, 북극해 건넜다정책은 올해 처음 실제 항해로 이어졌다. 팬스타라인닷컴의 2758TEU급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호는 지난달 22일 부산신항을 출발했다. 한국 선박의 북극항로 시범운항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이며, 컨테이너선이 북극항로를 이용한 것은 국내 처음이다.
배에는 화학제품과 중고차, 자동차 부품 등 수출화물 737TEU와 빈 컨테이너 100TEU 등 모두 837TEU가 실렸다. 아크로호는 8월 31일 북극해에 진입해 지난 9일 북극해 구간을 빠져나왔다. 약 6400㎞에 이르는 북극해 구간이다. 12일에는 영국 펠릭스토우항에 입항했다. 부산을 떠난 지 21일 만이다.
이번 운항의 목적은 당장 정기 영업에 들어가는 데 있지 않다. 실제 화물을 싣고 북극해를 운항하면서 항해 안전과 해빙, 선박 운항, 물류 등 향후 상업운항에 필요한 경험을 쌓는 성격이 강하다. 해수부는 이를 토대로 2030년 한·유럽 정기항로 개설을 목표로 단계적인 운항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첫 배보다 중요한 ‘다음 배’이제 시험대는 ‘가능성’에서 ‘사업성’으로 옮겨간다. 북극항로의 최대 장점은 거리다. 부산~로테르담 구간의 경우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약 1만3000㎞로, 수에즈운하를 지나는 약 2만㎞ 항로보다 거리가 줄어든다. 그러나 거리가 짧다고 곧바로 운송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해빙과 기상 변화, 선박의 내빙 성능, 보험료, 제한적인 운항 시기 등 비용과 위험 요인을 함께 따져야 한다.
무엇보다 정기항로가 되려면 배를 반복해서 채울 화물이 필요하다. 첫 시범운항에서 확인된 것은 ‘배가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정해진 시기에 배를 계속 띄우고 화주가 반복해서 이용하는 상업항로로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부산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해수부가 옮겨오고 선사들이 부산 이전에 나서는 것만으로 북극항로의 경제효과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부산항을 중심으로 환적화물이 늘고 선박관리, 수리·조선기자재, 금융·보험, 친환경 연료 공급 등 관련 사업이 실제로 커져야 시민과 지역 산업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2030년까지 시범운항을 통해 북극항로에 대한 경험과 데이터를 축적하고, 2030년부터 하절기 상업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2040년 이후에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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