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토교통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가운데 60%가량이 수도권에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재원은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국토균형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지역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의원(광주 서구갑)이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국토교통 R&D 예산은 5623억9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9.2%인 3328억 원이 수도권 몫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809억4000만 원(32.2%)으로 가장 많았다. 1285억8800만 원(22.9%)인 서울이 뒤를 이었다. 비수도권에서는 대전이 977억7000만 원(17.4%)으로 전체 3위를 차지했다. 이곳에는 대덕연구단지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과학연구단지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대전을 제외하면 지역 사정은 열악했다. 비수도권의 나머지 13개 광역지자체에 배정된 예산은 전체의 23.4% 수준이었다. 부산의 R&D 예산은 81억 원으로 경남(184억8200만 원·3.3%)과 울산(118억7900만 원·2.1%)보다 적었다. 전남(28억9700만 원·0.5%)과 광주(39억5600만 원·0.7%)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최근 6년간 국토교통 R&D 예산 가운데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1년 61.1%, 2022년 56.6%, 2023년 57.2%, 2024년 55.7%, 2025년 59.0% 등으로 거의 변함이 없다.
고등교육 기관 및 연구 기관을 대상으로 한 예산 배분에서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산학협력단 위주로 진행되는 대학 연구 사업(예산 783억 원)에서는 지원 금액 상위 10개 대학이 모두 수도권에 있었다. 이들 대학의 총예산은 405억 원으로 전체의 51.7%에 이르렀다.
정부는 국토교통 R&D 예산 편성 때는 각 지역의 연구시설 기반시설(인프라), 과제 수준, 수행 역량 등을 기준으로 하므로 이를 충족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격차는 어쩔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속적인 수도권 집중은 국토균형발전을 방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조 의원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연구 인프라가 부족한 비수도권은 앞으로도 계속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현행 평가 기준 검토, 신규 과제 공모 때 지역 기관 참여 제도화 등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