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 4주간 적용될 11차 석유 최고가격을 10차 때와 같은 액수로 유지하기로 했다. ℓ당 가격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16일 산업통상부는 이 같은 방침을 결정했다. 적용 시기는 17일 0시부터다. 산업부는 최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대한 위협을 계속하는 데다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시설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등을 석유 최고가격 동결 이유로 거론했다. 또 이 같은 긴장으로 인해 두바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국제 석유제품 값이 덩달아 오르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국내 휘발유·경유 등의 가격이 치솟을 우려가 있을 때 산업부 장관이 정유사 공급가격에 최고가를 설정·고시해 가격 급등을 억제하자는 취지로 지난 3월 13일부터 시행됐다. 단 실제 주유소 기름값은 최고가격보다 높게 형성된다. 주유소가 정유사 공급가격에다 운영비·이익을 합쳐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어서다.
한편 산업부 분석을 보면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9월 석유류 물가는 전년 대비 14.8% 오르는 등 에너지 물가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 수준인 것과 대비된다.
9월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 추석 연휴 때 재정고속도로 주유소의 특별 할인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10월 1~2주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5.5% 줄었다. 또 최고가격제 시행(3월 2주)부터 최근(10월 2주)까지 휘발유 및 경유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 7.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10~11월 원유 도입 물량은 전년 평균 대비 100% 이상 확보된 상태여서 수급에 이상은 없다”며 “중동지역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해 민생 안정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유업계가 석유제품 수출제한 완화를 요청하는 데 대해서는 “국내 수급에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업계와 소통하며 수출 물량 관리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석유제품 수출량이 전년 동월 대비 100%를 넘기지 않도록 수급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경유를 수출하는 정유업계에서는 국제 경유 가격 급등에도 수익 확대가 제한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