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과 항만인프라 갖춘 최적의 도시
- 해상발전 플랜트 확장…기업유치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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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정재천 명예교수가 지난 23일 부산 자신의 개인 집무실에서 국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지난 6월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본부가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부지로 선정된 이후 정부는 ‘2035년까지 SMR 설치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 계획이 원활히 추진되면 부산은 기존 원전 인프라를 활용해 ‘SMR 거점’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문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울산 울주군에 있는 한전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KINGS) 정재천 명예교수는 지난 23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은 금융과 항만 인프라를 이용해 SMR 글로벌화를 이룰 수 있는 최적의 도시”라며 “이런 장점을 토대로 부산 내에 SMR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SMR 전략과 기자재 제작·운영, 전문인력 양성이 하나의 틀로 모여야 (SMR을)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전력기술에서 설계분야 책임자 등을 역임한 원전 전문가다.
그는 부산의 SMR 산업 생태계 육성 방안을 장·단기 관점에서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조선·항만 운영 경험을 SMR에 연결시켜 ‘해상발전 플랜트’ 건설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SMR 수출지원 방안을 수립해 부산을 글로벌 SMR의 허브로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단기적으로는 “SMR 보조기기 제조업체를 유치·육성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 교수는 SMR과 관련한 부산의 역할이 ‘산업 생태계 주도’가 아닌 ‘부지 제공’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그는 “SMR은 원자로를 공산품처럼 찍어 낸 뒤 전력을 필요로 하는 지역에 설치하는 방식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원자력 발전설비”라며 “원자로 모듈 제작은 울산과 창원이, 관련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육성은 경북 경주가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되면 부산은 SMR 설치 부지(고리원전본부)를 제공하는 역할에만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를 막기 위한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서남권 충청권 영남권)와 관련해 부산이 앞으로 해야 할 역할도 언급했다. 그는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인) 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건설은 충분한 전력·용수 공급이 필수”라며 “부산, 특히 (고리원전이 있는) 기장군은 별도의 투자 없이 이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다. 부산시나 기장군이 값싸고 품질 좋은 전기와 우수한 인력, 풍부한 바닷물 등을 제공하면 관련 기업에 강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설계안이 우선 공개된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에 대해서는 “남부권에 10% 정도의 요금을 깎아주는 것만으로 기업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