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제유가 변동성, 그리고 글로벌 증시의 방향성을 좌우할 3일(현진시간) 미국 중간선거 및 빅테크 실적이 맞물려 극심한 눈치보기로 상당한 변동성을 보인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AI 수요와 금리 정책 향방에 따라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 증시의 낙폭은 주요국 대비 유독 깊고 가팔랐다. 사상 최고치를 넘보던 코스피는 순식간에 차익실현과 신용 리스크 우려로 돌아서며 강한 조정을 받았다.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섹터의 시가총액 비중이 압도적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AI 설비투자(CAPEX)의 단기 수익성 의구심과 메모리 피크아웃 논란이 불거지자, 글로벌 패시브 자금의 매도세가 국내 대형주로 집중됐다. 고금리 기조 유지 우려와 환율 변동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현·선물 순매도가 거세졌다. 글로벌 긴축 및 유가 불안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증가와 함께 국내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울 주체적인 수급 기반이 약화했다.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AI 투자 수익성 검증 AI 설비투자에 대한 비관론이 걷히고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과 AI 자본지출(CAPEX)이 견조함이 입증되어야 한다.
또 장기 금리 불안이 해소되면 거대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한국 시장으로 다시 들어올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외국인 매도세를 방어하고 밸류에이션 하단을 지지하기 위해서는 주요 대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 등 실질적인 기업 가치 제고 정책이 지속적으로 발표돼야 한다.
반도체 단일 업종에만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펀더멘털이 견조한 제약·바이오, 로봇, 방산, 친환경 에너지 등 차세대 성장 섹터로 온기가 확산되는 수급 다변화가 이루어질 때 증시의 기초체력이 단단해질 수 있다. 현재 한국 증시는 기초체력의 근본적 붕괴라기보다, AI 기대감 선반영에 따른 가격 부담과 레버리지 청산, 글로벌 자금 재편이 맞물린 복합적 조정 진통을 겪는 구간이라 본다. 따라서 단기 투매에 동참하기보다는 주요 기업의 3, 4분기 실적 발표와 외국인 수급 전환 여부를 확인하면서, 밸류에이션 하단에 위치한 우량주 중심의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냉정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