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산 동구 범일동 장애인고용촉진공단 부산지부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인들이 컴퓨터교육을 받고 있다. 김성효기자 |
고학력 장애인들에게 4년제 대학 전국 평균 취업률은 사치에 불과했다. 졸업후 1년 동안 구직활동을 해도 일자리에 대한 희망은 보이지 않았다. 특히 여성 장애인 10명 중 9명이 실업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경제적 자립'은 현실에선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 '사회적 편견'이 서럽다 = 취재팀이 부산지역 12개 종합대학의 2005년 2월 졸업자와 2006년 졸업예정자 72명 가운데 34명을 심층 면접한 결과 취업의 큰 장벽은 역시 '사회적 편견'이었다. 응답자의 52.9%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편견 때문에 힘들다'고 답했다.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20.7%)과 취업정보 부족(8.8%)도 주요 장벽으로 꼽혔다. 입사 시험때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없다는 불만(5.9%)도 한몫 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인 시각장애 3급 김모(25)씨는 "수능시험에서는 시험지 글자를 확대해 주거나 보조기구를 지원해 준다. 반면 공무원·취업시험 때는 비장애인들과 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반면 전혀 불편이 없다는 응답은 5.9%에 불과했다.
▲ 국가 정책 도움안돼 = 정부의 장애인 취업정책에 대해선 88.2%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의 도움으로 취업한 사람도 34명 가운데 2명에 불과했다. 부경대를 졸업한 시각장애 1급 박모(24)씨는 "취업전선에서 뛰다 보면 장애인 의무고용제가 허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된다"면서 "특히 중증 장애인들은 취업기회를 얻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신라대에 다니는 지체2급 김모(26)씨도 "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 구직자로 등록했더니 생산직만 소개해 줬다"면서 "장애 유형에 맞는 실질적인 취업 정책이 절실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재학생때 취업 추천서를 받아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도 34명 중 2명에 불과해 고학력 장애인들의 취업 여건이 생각보다 훨씬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취업자의 직업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편이었다. 70%가 '만족'한다고 했고 30%는 '보통'이라고 답했다. 만족하는 이유에 대해 50%가 '일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전공과 관련이 있어서(20%)와 안정적인 직장(20%)이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졸업 후 장기 구직자들의 취업률.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전국 60개 4년제 대학의 '2005년 2월 졸업자 정규직 취업률'은 최저 49.9%에서 최고 89.6%(승가대 교육대 의학전문대 제외)였다. 졸업후 8개월 동안 구직활동을 하면서 취업률이 졸업 당시보다 크게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2005년 부산지역 장애인 졸업자의 경우 12월 현재 32.3%만 정규직으로 채용돼 전국 평균과 현격한 격차를 보였다.
▲ 여성 장애인은 더 괴로워 = 취업전선에서 여성 장애인이 겪는 고통은 심각한 상태였다. 조사대상자 가운데 남성은 24명 중 10명이 일자리를 찾았지만 여성은 10명 중 단 1명만 직장을 다니고 있었다. 그나마 비정규직이었다. 김효진 한국장애인연맹(DPI)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최근 '장애여성 노동권 확보를 위한 포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15세 이상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9.8%였으나 장애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분의 1수준인 11.4%에 그쳤다. 그나마 취업에 성공한 장애여성들의 고용상황도 일용직과 임시직에 종사하는 여성이 55.6%에 달해 열악한 상태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부위원장은 "정부에서는 현재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사업주들은 여성 장애인보다는 주로 경증 남성장애인을 선호하고 있다"며 "이제는 여성 장애인 할당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회1부 광역이슈팀=신수건 이노성
배성재기자 issu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