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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부산 ~ 대구 민자고속도로 삼랑진 구간에서 차량 한 대가 텅빈 도로를 달리고 있다. 곽재훈기자 kwakjh@kookje.co.kr |
부산~대구 민자고속도로가 25일 개통 한 달을 맞는다. 사업 시행자인 신대구부산고속도로(주)측은 '부산과 대구를 직선으로 잇는다'는 광고로 이용자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반응은 썰렁하기만 하다. 거리(82.05㎞)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통행료(8500원) 때문이다. 기존 경부고속도로 부산~동대구(122.64㎞·통행료 6500원)보다 약 40㎞ 줄었지만 통행료는 2000원이 비싸다. 민자고속도로를 둘러싼 논란과 통행료 인하 해법을 짚어본다.
▲ 통행료 내리면 국민이 부담? = 지난 21일 민자고속도로 청도 휴게소 앞. 부산·김해·밀양·청도 지역의 30개 시민단체에서 통행료 인하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었다. 3월 초순까지 5만명을 받아 건설교통부에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부산경실련 이훈전 시민사업팀장은 "정부 지원과 공사하도급 과정에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도 오히려 통행료를 기존 경부고속도로보다 비싸게 책정한 것은 횡포"라며 "건설원가와 거리를 기준으로 하는 통행료 산정 원칙을 어기고 민간사업자에게 특혜를 준 건설교통부 장관을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가 통행료 인하를 요구하는 근거는 크게 2가지. 우선 시공사가 공사 하도급을 통해 정부와 맺은 약정 이윤보다 5배나 높은 이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정부와 신대구부산고속도로(주)는 2000년 맺은 실시협약서에서 민자고속도로 도로 공사비(1조7370억원) 가운데 1400억원을 약정 이윤으로 책정했다. 그러나 경실련이 최근 공사 실행내역서(건설사의 자체 공사원가)를 분석한 결과, 투입된 실제 공사비는 9765억원에 불과했다. 공사비의 44%인 7500억원을 남긴 것이다.
이처럼 민간사업자가 엄청난 이익을 남긴 것은 정부의 건설원가 산정기준(품셈)이 시장가격보다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에 하도급을 주면서 공사원가를 낮추는 수법으로 막대한 이득도 챙길 수 있었다. 경실련에 따르면 주요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발파깎기 단가(㎥당 가격)를 8336원으로 책정했지만 중소건설사 하도급은 30%대인 2800여원에 불과했다. 덤프 운반비(토취장에서 돌을 운반한 경우)도 1만369원을 받아놓고 하도급자에게는 4100원만 주기도 했다.
통행료 산정 방식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동대구의 ㎞당 통행료는 103.6원으로 경부고속도로 부산~동대구(㎞당 53원) 보다 1.95배 높게 매겨졌다. 그러나 신대구부산고속도로(주)측은 "거리 단축에 따른 시간 절약과 함께 유류비로 6000원(쏘나타 기준) 정도가 절감되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이다"고 반박했다.
건설교통부 김일환 민자사업팀장은 "정부 요구로 통행료를 인하할 경우 차액을 보전해 주도록 돼 있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통행료 인하분을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 줘야 한다는 뜻이다.
▲ 예상 수입 밑돌아도 국민 탓 = 실시협약서에는 2006년도 하루 순수 교통량(가중평균 교통량)을 5만5106대로 추정했다. 현재 신대구부산고속도로의 실제 교통량은 평균 2만5000여대. 정부는 통행료 수입이 추정 통행료에 미달되면 사업시행자에게 추정 통행료의 90%까지 재정지원을 한다.
특히 건설교통부는 추정 교통량이 올해 5만5106대에서 2021년에는 9만5831대로 증가할 것이라는 민간사업자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했다. 만약 2021년까지 실제 통행량이 예상대로 늘어나지 않을 경우 그 부담을 고스란히 정부 재정에서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표 참조〉
한국교통연구원 김강수 교통수요분석센터장은 "비싼 통행료로 인해 소비자들이 이용을 기피하고, 정부는 민간사업자에게 국민세금으로 손실분을 보상해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산 ~ 대구 민자고속도로와 비교되는 곳이 서울 ~ 춘천 민자고속도로이다. 이곳은 예상 통행량의 50%를 넘지 못하면 정부 지원을 아예 받을 수 없다. 잘못된 예상 통행량에 대해 민자사업자가 책임을 지라는 의미이다. 이처럼 서울 ~ 춘천 민자고속도로 사례는 부산~ 대구민자고속도로와 달리 개정된 민간투자사업법 시행령을 적용받아 낭비 요인을 없앨 수 있었다. 결국 정부의 과다한 공사비 책정과 잘못된 예상 통행량으로 지역민들만 비싼 통행료를 물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시행사와 체결한 족쇄인 실시협약으로 인해 통행료 인하에 따르는 추정 통행료 감소분을 세금으로 보전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 통행료 인하, 방법 있다 = 현재까지 건교부는 통행료 인하 방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안은 있다. 리파이낸싱(Refinancing·자금 재조달)이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주) 컨소시엄에 참여한 8개 건설사가 공사를 위해 빌린 대출금을 갚기위해 주식을 재무적 투자자(연기금 등 단순히 운영권만 관여해 수익을 쫓는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컨소시엄측에 새로운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컨소시엄측이 사업자금을 대출받은 시기와 현재의 금리 차이를 정부가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공사자금을 조달한 2000~2001년 당시 대출 금리는 10%대였으나 현재는 6~7%대이다. 정부는 금리 차이에 따른 금융비용의 하락을 들어 시행사와 통행료 인하를 협상할 수 있다. 건교부 민자사업팀 신대구부산고속도로 관계자는 "컨소시엄 출자자 변경(리파이낸싱)이 일어나거나, 시행사의 자금 대출 당시 이자율과 현 이자율 차이를 가지고 정부가 시행사와 협상을 하면 추가적인 정부재원 지출없이 통행료 인하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혀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사회1부 광역이슈팀 이노성 배성재기자
issue@kookje.co.kr
◇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예상 통행량 (단위=대) |
연 도 |
추 정 통행량 |
보장기준 통행량 |
2006 |
55106 |
49595 |
2007 |
58502 |
52651 |
2008 |
62127 |
55014 |
2009 |
65998 |
59398 |
2010 |
70131 |
63117 |
2011 |
74564 |
67107 |
2012 |
76390 |
68751 |
2013 |
78281 |
70452 |
2014 |
80242 |
72217 |
2015 |
82273 |
74045 |
2016 |
84393 |
75953 |
2017 |
86505 |
77854 |
2018 |
88700 |
79830 |
2019 |
90981 |
81882 |
2020 |
93352 |
84016 |
2021 |
95831 |
86247 |
2022 |
95831 |
86247 |
2023 |
95831 |
86247 |
2024 |
95831 |
86247 |
2025 |
95831 |
86247 |
※자료=정부-신대구부산고속도로 실시협약서 ※보장기준 통행량은 추정 통행량의 90%로 그 부족분은 정부가 재정을 지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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