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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서비스업 고도화 지식시장 키워야

부산 일자리 대해부 <하> 7대 도시 현황과 일자리 대책

고부가가치 제조업 육성하도록

동남권 '상생의 공동체 의식' 절실

지역특성 살릴 포괄예산제 도입을

전문가 진단 및 제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06-09-14 02:08:44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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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제의 부진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원인이 크다. 부산대 임정덕(경제학) 교수는 "비전과 목표 없이 성장 그 자체에만 매달렸다"고 비판했다. 중앙정부의 성장억제 정책도 부산의 쇠퇴에 한몫을 했다. 1990년대에는 기업의 역외유출과 영세 서비스업의 증가로 불완전 고용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과연 위기의 부산경제를 구하고 '괜찮은 일자리'를 늘리는 해법은 무엇일까. 경제 전문가 6인에게 해법을 물었다.


▲ 부산대 임정덕(경제학) 교수 = 부산의 일자리 대란은 제조업 몰락에서 비롯됐다. 부산은 전국에 비해 10년 이상 빨리 공업화가 시작됐지만 가장 먼저 탈공업화가 진행됐다. 그러나 제조업의 구조 고도화는 전국 평균보다 느렸다. 나무는 빨리 바뀌는데 숲은 그대로였던 셈이다. 서비스업의 규모도 영세해 제조업에서 감소한 일자리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 제조업은 일자리 창출 능력이 가장 크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산업이다. 선진경제가 탈산업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일본과 독일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 비중을 갖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벗어나 기술에 의존하는 산업을 특화시켜야 한다. 서비스업도 고도화시켜야 한다. 법률·금융자본·지역 정보화 등 생산자 서비스 기능을 중심으로 도시 구조를 개편해 동남권을 이끌 지식시장으로 성장해야 한다.

▲ 동아대 오상근(경제학) 교수 = 1990년 초반부터 기업의 역외유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부산시를 비롯한 정책 당국은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 떠나는 기업을 잡는다거나 역외기업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기초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부산의 상권이 중구에서 부산진구로 넘어가는 10여년 동안 중구청장은 이를 막기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는가. 뒤늦게 '차없는 거리 만들기'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늦은 감이 있다. 대학 졸업자들이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해 보험, 자동차, 학습지 등으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 대기업을 유치하면 실업난을 덜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세무, 회계, 경영컨설팅 등 생산자 서비스업이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는데 누가 지방으로 오려고 하겠는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동남권 차원에서 단일 업종의 집적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신항 명칭 다툼에서 보듯 서로 양보를 하지 않는다.

▲ 부산외국어대 박영구(국제경제전공) 교수 = 부산시는 '공무원 한 사람 일자리 1개 창출' 등 기업 여건을 무시한 정책을 시행했다. 이래서는 수치상의 일자리만 늘 뿐 실질 고용은 창출되지 않는다. '부산은 기업하기 나쁜 도시'라는 기업인들의 불만을 새겨들어야 한다. 창원이 중소기업 1곳의 유출을 막기 위해 하천의 물길을 바꾼 일화는 유명하지 않는가. 고용·산업대책도 동남권을 아우르지 못하고 부산만 다루다 보니 껍데기가 되고 말았다. 고용 창출의 주역은 기업이다. 규제를 풀어주고 기업인이 존경받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 경성대 김종한(디지털경제전공) 교수 = 10년간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사업서비스업은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높여 주지만 다른 한편으론 고용불안과 비정규직의 비중을 증가시키는데 일조한다. 부산이 동남권의 중추도시가 되려면 고급 정보, 기술 및 인적자원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휴먼웨어(Human-ware)와 지식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이 동남권 경제에 고급 인력을 지원하고 금융과 교육, 지식의 중추도시로 성장한다면 얼마든지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 신라대 김대래(국제비즈니스학부) 교수 = 현재 부산의 성장동력은 고갈된 상태다. 방전된 배터리와 같다. 최근 부산의 실업률이 낮아진 원인이 인구의 역외유출에 기인한 바가 크다. 취업을 포기한 실망실업자도 많다. 부산이 제2의 도시지만, 그 이면에는 젊은층과 가임연령대 여성이 가장 많이 떠나는 아픔이 숨어 있다. 이제 고령화·저출산 대책은 부산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가 돼 버렸다. 대도시에서 서비스업이 성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제조업적 기반을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부산시가 10대 산업으로 선정한 항만·물류나 영상산업에서 많은 일자리를 구할수 있으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제조업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공장이 떠난 자리에는 아파트가 들어섰다.

▲ 류수열(부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 = 일자리 정책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다 보니 지역별 특징을 살리지 못했다. 이제는 지방정부의 역량을 살릴 수 있는 '포괄 예산제'가 도입돼야 한다. 경제 정책의 재검토도 요구된다. 부산시가 미래성장동력으로 선정한 10대 전략산업은 사실상 부산 전체 산업을 담고 있다. 1~2개만 집중 육성해야 하는데 방만하게 만들어 놓다 보니 예산이 분산돼 효과를 보기 어렵다. 전략산업에 대해 자금, 세제 지원, 공장용지 확보 및 우선순위 부여, 유사 기업 통합 지원 등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영세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클러스터의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

국내 클러스터는 대덕연구단지가 전부다. 부산시가 현재 조성중인 산업단지에 경쟁력이 있는 자동차, 조선, 기계부품 클러스터를 유치한다면 창원·마산을 연결하는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 "창업기업 영세, 고용창출 미미"

- 렉싱턴컨설팅 권미영 이사

'헤드헌터'가 보는 부산의 일자리 실상은 어떨까. 부산에 본사를 둔 렉싱턴컨설팅㈜ 권미영 이사를 통해 실태를 들어 봤다.

-부산에서 구인 의뢰가 많은 업종은 .

▲ 호황을 맞고 있는 조선업이나 자동차·기계부품업에 집중돼 있다. 서비스업, 정보통신(IT)분야는 드물다.

-새로 창업한 기업에서 인력 수요가 있는가.

▲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생 기업의 수가 워낙 적고 규모도 영세하다. 경남 마산·창원·사천의 공단에서 창업이 활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수도권과 부산의 일자리 차이는 무엇인가.

▲ 일자리 양에서 수도권과 부산은 100 대 1이다. 대기업 본사가 모두 수도권에 있지 않은가. 부산은 조선처럼 한정된 산업에 한정된 일자리만 존재한다. 예를 들어 IT 분야의 경우 부산에선 일자리가 없다. 부산에서 성장한 IT 기업마저 서울로 옮겨가고 있다.

-고용이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는 많은가.

▲ 비정규직을 원하는 기업이 5년 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 반면 구직자들은 여전히 정규직을 원한다. 노동의 유연화는 보편화된 추세다. 직업간 '이동 가능성'의 확대가 중요하다.

-젊은층의 '탈부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 대표적인 리딩기업이 없는 탓이다. 고학력 젊은층이 원하는 일자리와 부산의 일자리 사이에 눈높이 차이가 있다. 탄탄한 향토기업들이 홍보에 인색한 것도 탈부산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가 핵심 고질 산업용지난 해소에 최선"

- 부산시 이영활 경제진흥실장


부산시는 일자리 육성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부산시 이영활 경제진흥실장으로부터 일자리 대책을 들어 봤다.

-기업의 역외 유출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 부산 기업의 역외 유출은 상대적 고지가와 공업용지 부족 때문이다. 시는 올해 말까지 정관산업단지를 비롯해 4개 산업단지 225만 평을 조성한다. 2010년까지 225만 평을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현실적으로 대기업 제조업종 유치가 어려운 만큼 공업용지가 불필요한 대기업 본사·지사·본부 등을 적극 유치하겠다.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부산기업은 1995년 55개에서 2004년 해마다 줄어 들고 있다.

▲ 부산경제를 이끄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다.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외국인 투자지역 조성으로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들겠다.

-'괜찮은 일자리'의 부족이 인구유출과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데.

▲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돼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전략산업과 지식서비스산업 육성으로 실업인구를 흡수하겠다. '투자 확대→일자리 창출→시민소득 향상→새로운 투자 유인'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

-부산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을 구체적 묘안은.

▲ 향후 동·서부산권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공유수면 매립 등을 통해 산업용지를 확보하고 조성원가 인하 대책을 마련하겠다. 또 타도시와 차별화된 인센티브 제공으로 콜센터 등 도시형 산업을 적극 유치할 방침이다.


기획탐사팀 = 성현철 이노성 권혁범 기자

제보 = issue@kookje.co.kr 051-500-5077


# 6년간 경제고통지수 1위

- 취업포기 실망실업자 증가세


피부로 느끼는 부산의 경제 기상도는 어떨까. 통계청과 학계·연구기관에서 발표한 논문을 종합해 보면 '흐림'에 가까웠다. 우선 부산은 체감경기 지표가 최악이었다.

지난해 부산발전연구원이 전국의 경제고통지수(소비자물가상승률+실업률)를 산출한 결과 부산은 1994~1995년 연속 2위를 기록하더니 1996~2001년 무려 6년간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외환위기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부산의 경제사정이 매우 나빴다는 것이다. 다행히 부산아시안게임이 개최된 2002년 4위로 3계단 내려서더니 2003년 3위→2004년 5위로 느리게 회복 중이지만, 경제활동인구 비율은 여전히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라대 김대래(경제학) 교수는 "부산의 실업률이 다소 낮아진 것은 경기회복 때문이 아니라 인구의 역외유출에 기인한 영향이며, 취업을 아예 포기한 실망 실업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면서 "따라서 실질적으로는 경제고통지수가 나아졌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은 지난해 '부산지역 소득 2만 달러 조기달성을 위한 전략 및 과제'란 보고서에서 "현재의 경제 상태가 지속된다면 부산의 1인당 소득 2만 달러 초과 시점은 2014~2015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연구기관이 예상한 우리나라 전체 초과시점인 2009~2010년보다 5년 뒤진 것이다.





◇ 7대도시 일반경제고통지수 비교

구분

부산

서울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1994

11.2

8.8

9.7

8.7

10.1

12.2

-

1995

8.1

6.5

7.6

7.4

7.2

8.9

-

1996

8.8

6.7

8.0

7.7

8.2

7.6

-

1997

9.1

6.9

8.1

7.8

8.0

7.3

-

1998

16.8

15.1

14.9

15.3

15.8

14.6

16.1

1999

10.4

7.8

7.2

8.8

8.3

6.8

7.4

2000

8.5

7.3

6.8

7.7

7.6

6.8

5.8

2001

9.3

8.9

8.4

8.6

8.3

7.9

7.2

2002

6.2

7.5

6.4

6.4

5.6

5.9

4.9

2003

7.4

8.3

7.4

7.4

7.6

6.6

6.5

2004

7.1

8.5

6.8

7.7

8.2

7.4

7.1

※일반경제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상승률+실업률
 〈자료 = 부산발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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