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음법칙 적용으로 호적상 '이(李)·유(柳)·나(羅)'로 썼던 성씨를 이제 '리·류·라'로 쓸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호적에 한자로 된 성을 한글로 기재할 때 한글맞춤법의 두음법칙에 따라 표기하도록 했던 기존의 호적예규를 손질해 두음법칙 예외를 인정하는 개정 예규를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대법원은 한글맞춤법이 호적상 한자 성의 한글표기시 두음법칙을 강제해 기존에 사용했던 한글표기를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인격권 또는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유·나 등으로 호적표기가 가능했던 李·柳·羅 등 성씨를 본래 음가를 살려 리·류·라 등으로 호적에 올릴 수 있게 됐다. 두음법칙 적용대상인 성씨는 李 林 柳 劉 陸 梁 羅 呂 廉 盧 龍 등으로 1100만 명에 달해 전체 국민의 23%에 해당된다. 이들 성씨는 한자의 음가를 살리면 리 림 류 류 륙 량 라 려 렴 로 룡이 된다.

다만 호적상 두음법칙이 적용되는 한자 성씨 모두의 한글표시를 정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일상생활에서 한자 성 본래의 음가대로 표기하고 발음했던 경우만 인정된다. '李'씨가 일상생활에서 '이'로 발음하고 표기해왔는데 '리'로 정정하려는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려면 주민등록등·초본, 학적부, 졸업증명서, 문중 또는 종중의 확인서 등을 첨부해야 한다.

호적정정 신청은 다음달 1일부터 할 수 있으며 법원의 허가 결정등본을 받아 시·군·읍·면 장에게 정정신청을 하면 호적이 변경된다. 올해 결정등본을 받으면 정부의 새 가족관계등록 시스템이 구축되는 내년 1월 1일부터 한달간 등록신청을 해야 하며 내년 이후에 받게 되면 한 달 안에 정정신청을 해야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