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자장면 등 식품비를 중심으로 각종 소비자물가가 크게 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공공기관의 행정수수료가 이보다 더 많이 오른 것으로 통계청 조사에서 나타나 정부도 물가 인상에 한몫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행정안전부는 소비자물가지수 대상품목 489개에 대한 지난 1~2월 가격 동향 조사 결과, 공공기관 행정수수료가 지난해 12월 대비 19.5% 올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외식비용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자장면(9.2%)보다 10.3%포인트, 해당기간 전체 물가상승률(0.9%)에 비해 18.6%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행정수수료 인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올해 도입된 가족관계등록부제도가 꼽혔다. 600원짜리 호적등본을 대신하는 가족관계등록부 수수료가 1000원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족관계등록부는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등 사항별로 다섯 가지나 돼 단순비교할 경우 수수료가 무려 4400원(733.3%)이나 오른 셈이다.
행정당국은 이에 대해 "여권사실증명과 토지이용계획확인원(1000원), 건설기계등록원부(관외 1500원), 자동차등록원부(관외 1300원) 등과 비교해 비싸지 않고, 사항별 증명서는 보통 2개 정도면 충분하다"며 "가족관계등록 사무비용은 국가가 보조금 형식으로 구·군에 배분하지만 액수가 턱없이 부족해 열악한 지방재정 상황도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행정수수료 외에도 일선 시·군·구가 가격을 통제하는 하수도료(7.3%) 쓰레기봉투료(2.4%) 상수도료(1.8%) 등의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된 것으로 드러나 서민물가를 잡겠다는 정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