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 아랍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00점으로 나오면서 과목간 형평성, 선택과목 유불리, 난이도 조절 실패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프랑스어 최고점(69점)보다 무려 31점이나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랍어를 배우는 학교가 전국에서 한 곳도 없으나 제2외국어·한문 영역 중 응시자는 가장 많았다. 제2외국어 응시자 9만9693명 가운데 아랍어 응시자가 2만9278명으로,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일본어(2만7465명)을 제쳤다.
2004년 6월 수능 모의평가 때만 해도 아랍어 응시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해 11월 본 수능에서 응시자가 531명으로 늘었고 이후 2006학년도 2184명, 2007학년도 5072명, 2008학년도 1만3588명, 2009학년도 2만9278명 등 해마다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는 아랍어에 몰리는 까닭은 조금만 공부해도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수험생들 사이에 퍼지고 있가 때문이다. 특목고 등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보는 제2외국어 영역의 수험장을 학생들이 선호하는 데다, 아랍어는 배우기가 어려워 '찍기'만 잘해도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허수의 학생들이 몰리면서 이번 수능에서도 아랍어 응시자 가운데 162명이 표준점수 100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수능 성적 관련 브리핑을 한 김기석 채점위원장(서울대 교수)도 "이는 학생들이 준비는 안 돼 있으나 점수를 따겠다는 의지는 높기 때문"이라며 "교과부는 이러한 현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대 성균관대 부산외대 등은 제2외국어를 탐구 1과목으로 대체하고, 건국대 한국외대 등은 제2외국어 영역에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아랍어 표준점수가 높은 수험생은 이 대학에 지원할 경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