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부터 '산업단지 간소화 특례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정작 일선 시·군은 산업단지 조성에 발목을 잡는 행정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월 산업단지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한 각종 규제를 풀거나 조정한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을 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관련법에서는 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시·도가 인허가 부서 조직으로 이뤄진 산업단지개발지원센터를 구성, 운용하도록 했다. 경남도의 경우 이 센터에는 낙동강유역청을 비롯해 국토관리청, 시·군 등이 참여해 개별 인허가 사항에 대해 종합검토해 관련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최근 신규 산업단지 조성을 희망하는 9개 민간투자자의 조성 예정지를 토대로 입지 여건에 따른 종합검토 의견서를 통보했다. 신규 산업단지가 추진되는 지역은 통영 3곳, 함안과 거제가 각각 2곳, 고성과 사천이 1곳씩이다. 이 의견서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앞서 민간투자자에게 사전정보 제공 차원에서 제공된 것이다.
그러나 의견서를 받은 민간투자자들은 "특례법에 기대가 컸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 실망감이 앞선다"는 반응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점은 산업단지가 들어설 기초자치단체의 협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해당 지자체들은 의견서에서 복잡한 민원 문제 떠맡기기, 절차 이행 지연, 사업 추진 불신 등의 입장을 보였다.
A사에 통보된 검토보고서에는 한 지자체가 "산업단지 부근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있으니 만일에 발생할 민원을 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B사는 산업단지 부지 예정지 면적이 부족해 도시계획의 조속한 추진을 요구했으나 당장은 어렵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
C사 관계자는 "한 지자체가 사업 추진 의지를 노골적으로 불신해 할 수 없이 '통장'사본을 보여준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산업단지가 들어설 시·군을 설득해 문제점을 해결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닥친 금융위기도 투자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사 관계자는 "사업을 입안할 당시 거래 은행 측으로부터 전적으로 밀어준다는 약속을 받았지만 최근 대출 사정이 어려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산업단지 투자 의향을 밝힌 9개 업체 가운데 3개 업체 정도가 자금 사정 때문에 조기에 사업을 추진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