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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이모 양이 실종 11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부산 사상구 덕포동 다세대주택을 찾은 강희락(오른쪽에서 두 번째) 경찰청장이 이강덕(가운데) 부산경찰청장으로부터 현장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부산 사상구 덕포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실종됐던 여중생 이모(13) 양이 지난 6일 밤 9시25분께 자신의 집과 불과 50m 떨어진 이웃집 물탱크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24일 실종된 지 11일 만이다. 부산경찰은 지난 3일 이 양의 납치 살해 용의자를 이 양 집 근처에서 놓친 데다, 시신 발견 장소 일대는 수차례 수색한 곳이라는 점에서 수사가 처음부터 허술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부산 사상경찰서 실종아동 수사본부는 7일 이 양의 시신이 사상구 덕포1동 권모(67) 씨 집 물탱크 안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권 씨의 집은 이 양이 살던 곳에서 직선거리로 50m, 골목길 거리로는 약 100m 떨어져 있다. 물탱크 주변에서는 용의자 김길태(33)의 것으로 추정되는 신발자국이 나왔으며, 시신에서는 성폭행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은 유전자 감식을 진행 중이다.
김희웅(사상경찰서장) 수사본부장은 "피해자가 권 씨 집 바로 옆의 폐가에서 성폭행당한 뒤 유기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 양은 발견 당시 옷이 벗겨진 채 손발이 묶인 상태였고,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직접 사망원인은 이날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실시한 부검 결과 비구폐색 및 경부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코와 입이 막히고, 목이 졸려 숨졌다는 의미다. 이 양의 구체적인 사망시점을 밝히기 위해서는 장기의 손상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경찰은 내다봤다.
김 수사본부장은 또 "용의자가 교도소 출소 이후 덕포동 인근에서 계속 생활해 왔으며 아직 멀리 달아나지는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용의자를 조기에 검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신고 보상금을 최고 2000만 원으로 상향했다.
그러나 부산경찰은 부산지역 일선 13개 경찰서의 형사·강력팀 등 총 2만여 명의 인력과 수색견, 헬기까지 동원하고도 사건 발생 11일이나 지나서야 숨진 상태의 피해자를 발견함으로써 수사력에 심각한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경찰이 눈앞에서 놓친 용의자의 추가 범행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날 사건 현장을 전격 방문한 강희락 경찰청장은 피해자 가족을 위로하고 "전국의 경찰력과 수사 장비를 총동원해 하루빨리 용의자를 검거하겠다"고 말했다.
※ 본지는 유족의 요청에 따라 피해자의 실명을 쓰지 않고 이모 양으로 표기합니다. 양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