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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인사이드] 거액 돈가방 훔친 외국인 일당

잡고 보니 5인조 원정 절도단… 역할 분담 한달새 1억 넘게 `슬쩍`

평일 은행, 주말 예식장 잠복… 대상자 골라 뒤따라가 범행

바람잡이·망보기 등 수법 치밀, 1억800만 원은 이미 해외 송금

  •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
  •  |   입력 : 2010-05-11 22:31:28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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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 거액을 인출한 사람이 탄 차량을 미행한 뒤 돈가방을 훔쳐 달아난 일당(본지 지난 10일자 8면 보도)은 치밀하게 조직된 해외 원정 절도단인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콜롬비아인 L 씨(22) 등 3명과 멕시코인 2명은 지난 4~5월 부산, 서울, 대구 등 대도시를 돌아다니며 예식장, 은행 등에서 거액을 실은 차량을 상대로 5건의 절도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L 씨 등은 지난달 18일 대구의 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귀가하던 신부 아버지 서모(57) 씨의 승용차를 미행해 축의금 1500만 원을 훔쳤다. 이들은 예식장에서부터 서 씨의 차를 렌터카로 미행하며 서 씨가 잠시 휴게소에 들르자 여성 콜롬비아인 R(31) 씨가 다가가 말을 걸었고 나머지 일당이 차량 뒷자석에 있던 돈가방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같은 달 23일 서울 구로동의 한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차량에 펑크를 낸 후 뒤따라가 2700만 원을 훔쳤다.

같은 달 29일에는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에 들어가 직원들에게 "차 사고가 났다"며 도움을 요청한 뒤 다른 일당이 사무실에 있던 1400만 원을 훔치는 등 총 5회에 걸쳐 1억3970만 원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L 씨 등은 평일에는 은행에, 주말에는 예식장 주변에 잠복하면서 치밀하게 범행 대상을 고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위조 여권으로 차량을 대여하고 유일한 여성인 R 씨가 바람잡이 역할을, 나머지 일당은 망보기, 타이어 펑크 내기, 훔치기 등 역할 분담을 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특히 L 씨 등은 한국에 온 지 한달 만에 수차례에 걸쳐 1억 원이 넘는 거액을 훔친 것으로 보아 절도를 목적으로 한국에 온 원정절도단이란 분석이다. 이들은 지난 3월 14, 21일, 4월 8일 각각 한국에 입국했으며, 지금까지 총 9만8000달러(한화 1억800만 원)를 콜롬비아로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송금한 돈이 본국의 범죄집단으로 들어갔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안용대 사하경찰서 강력1팀장은 "서울과 경북 등지에 이와 유사한 수법의 미제 사건이 있는 데다 이들의 해외송금 자료를 조사한 결과 여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원정절도단은 지난 7일 오전 부산 사하구 하단동 모 카센터에서 김모(54) 씨가 타이어 교체 작업을 하는 틈을 이용, 9200만 원이 든 돈가방을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사고 주변 CCTV를 정밀 분석해 용의차량을 확인, 차량 렌트 시 기재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사건 발생 36시간 만인 지난 8일 오후 서울 용산의 한 술집에서 일당을 검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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