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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둘레길 다 좋지만… 산·바다·강 골라 걷는 재미

[창간 63주년 특집] 부산의 향기 - 행복한 갈맷길

부산시 선정 코스 21개 명품길, 해안 강변 숲 도심과 조화 우수

시청·관광안내소 지도 배치돼

  • 박창희 기자 chpark@kookje.co.kr
  •  |   입력 : 2010-08-30 20:36:36
  •  |   본지 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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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향기나는 도시로 만드는 데 '갈맷길'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걷고 있는 시민들. 국제신문 DB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補)가 낫다."

잘 걷고 많이 쓰기로 유명한 신정일 '우리땅 걷기모임' 대표에게 '왜 걷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이 말은 허준이 일찍이 '동의보감'에서 설파한 명언이다. 어떠한 약과 음식보다도 걷기가 최고의 보약이란 얘기다. 다산 정약용은 걷기를 청복(淸福), 즉 '맑은 즐거움'이라 예찬했다.

바야흐로 '걷기'와 '길'이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국 어디건 도보여행꾼들이 크게 늘어났고, 지자체들마다 '걷기 좋은 길'을 만드느라 무한경쟁이다. 길이 관광자원이 되는 데다, 저탄소운동에 부합하며, 주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상책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내 스포츠용품 업계에선 러닝화 대신 워킹화가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부산에도 걸으면 그저 행복한 길이 많다. '갈맷길'이다. 부산시가 선정해 공개한 코스만도 21개다. 해안·강변·숲·도심에 걸쳐 있는 이들 길은 각각 10~20㎞에 이르며, 제각기 특색을 갖춘 명품길이다. 걷기 마니아들 사이에선 갈맷길이 제주 올레길보다 낫다는 말까지 한다. 대표적인 갈맷길 6곳을 소개한다. 상세한 안내를 원한다면 부산시청이나 관광안내소에 배치된 '부산의 명품길 지도'를 구하거나, 인터넷 카페 '그린웨이 부산(cafe.naver.com/greenwaybusan)'을 노크하면 된다.


■장림~다대포~두송반도길(19.5km, 약 9시간)

장림 동아제과 앞에서 출발하는 코스다. 다대 홍티고개까지는 임도 등을 이용하고 일부 구간은 도로의 인도를 걷게 된다. 홍티고개에서 보덕포를 넘는 길에선 낙동강 하구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응봉봉수대에서는 사하 일원의 다대포해수욕장, 몰운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주요 볼거리는 다대포 꿈의 낙조분수, 몰운대 낙조전망대, 몰운대, 화손대, 야망정, 두송반도 동백꽃 군락지, 백악기 퇴적층 등이다.

▶찾아가는 길=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에서 내려 장림 동아제과 앞에서 출발. 종료점인 감천사거리에서는 시내버스(6, 16, 17, 61, 161번)를 이용.


■암남공원~절영로~태종대길(10km, 3시간)

암남공원에서 출발하면 목재덱 등으로 연결된 송도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게 된다. 국내 최초의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을 지나 남항대교를 통과하여 영도로 접어든다. 그림자조차 끊어버릴 정도로 빠르다는 '절영마(絶影馬)'를 타는 기분으로 절영해안산책로를 지나면 중리산과 태종대가 연달아 마중 나온다. 장승과 돌탑, 출렁다리, 장미터널, 파도광장, 무지개 분수대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널려 있다.

▶찾아가는 길= 시작점인 암남공원은 시내버스 9-1, 71번을, 종료점에서는 시내버스 101번을 이용.


■광안리~이기대~자성대길(22.5km, 8시간)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출발, 이기대를 돌아 자성대까지 걷는 코스다. 광안리해수욕장에서 남천동까지는 도심길을 걸어야 하지만 용호동부터는 호젓한 해안길을 걷게 된다. 이기대 해안산책로에서는 광안대교, 동백섬, 해운대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승두말에서는 오륙도를 자세하게 살필 수 있고, 신선대에서는 북항, 조도, 영도를 구경할 수 있다. 걷기 중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을 답사할 수도 있다.

▶찾아가는 길= 시작점인 광안리해수욕장까지는 부산도시철도 2호선 광안역에서 하차, 도보로 이동하거나 시내버스 83, 41번을 이용. 종료점인 자성대 부근은 도시철도 1호선 범일역 이용.


■가덕도 둘레길(눌차다리~선창. 24.3km, 10시간)

부산의 최남단에 위치한 가덕도의 구석구석을 돌아 나오는 코스다. 가덕도 동쪽의 대항새바지~동선새바지(6㎞) 해안 산책로는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길이다. 해안변의 기암괴석과 망망대해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명품 해안길이다. 대항 새바지를 지나 선착장 좌측 길을 통해 외양포로 이동한다. 성토봉을 넘어가면 천성방파제가 나온다. 두문 마을을 지나 장항고개에 오르면 신항만 부두가 한눈에 들어온다.

▶찾아가는 길= 부산도시철도 1호선 하단역에서 58번 시내버스 이용, 가덕도 선창에 하차하여 시작.


■해운대 삼포길(9.5km, 3시간)

미포·청사포·구덕포는 흔히 해운대 삼포(三浦)라 불린다. 최치원의 전설이 서린 동백섬을 한바퀴 돌아 3개의 포구를 이어 걷는 해안길이다. 동백섬~해운대해수욕장~동해남부선 철길을 지나면 달맞이길 입구다. 코리아아트센터 앞에 '문탠로드' 입구를 알리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문탠로드는 미포~정자 전망대~어울마당까지 약 2.2㎞다. 달맞이 어울마당으로 가는 오솔길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청사포 오솔길로 이어진다.

▶찾아가는 길= 동백섬 입구에서 출발할 경우 가까운 부산도시철도 2호선 동백역을 이용하고, 시내버스는 139, 31번을 이용. 구덕포에서 출발할 경우 시내버스 100, 100-1, 139, 1003, 1006번을 이용.


■낙동강 하구길(구포~을숙도. 18.5km, 5시간)

낙동강 제방을 따라 걷는 길이다. 출발지에서 2㎞쯤 가면 국내 최대의 자연형 둔치인 삼락강변공원이다. 강쪽으로 걸어나가면 둔치 습지를 만난다. 이곳에 걷기 좋은 오솔길 약 3㎞가 숨어 있다. 중앙부는 기존 농로를 다듬었고 강변부는 자연지형을 살리는 방식으로 폭 1.5m의 오솔길이 생겼다. 막히거나 끊긴 부분은 목재덱을 달아냈다. 삼락둔치를 빠져나오면 사하구로 이어지는 강변대로 인도다.

▶찾아가는 길= 부산도시철도 3호선 구포역 아래에서 출발. 국철 구포역 맞은편이다. 을숙도에서는 시내버스 58, 58-1, 221번을 이용.


◇ 걷기만 해도 부자가 되네… 부산銀 '갈맷길 적금' 인기

걸으면 행복해진다. 걷고 돈까지 번다면 아마 행복은 배가 될 게다.

부산은행이 걷기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6월 말 출시한 '갈맷길 적금'이 날개 단 듯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 측에 따르면 출시 한달 보름 만에 8300여 좌에 계약액이 723억 원에 이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수신고다. 이 같은 걷기 관련 상품이 출시된 것은 전국 처음이다. 사은품용으로 제작된 갈맷길 휴대용 손수건도 덩달아 인기다. 당초 2만 장을 만들었는데 한 달 만에 동이 나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갈맷길 손수건에는 이기대길, 백양산 숲길 등 부산의 대표적인 갈맷길 코스 지도 6곳이 소개돼 있다. 손수건 하나만 있으면 6개 코스를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상품의 가입 대상은 제한이 없으며 가입 금액은 최저 10만 원, 가입기간은 6개월부터 36개월까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금리는 3년제의 경우 우대금리 0.7%를 포함해 최고 4.5%까지 받을 수 있다. 우대금리는 걷기 참여 서약고객에게 0.1%, 부산시에서 선정한 6개의 갈맷길을 탐방한 고객에게 0.3%, 걷기행사(축제) 참여자에게 0.1% 등 걷기행사에 동참만 해도 0.5%의 우대금리를 받는다. 장애우에게는 추가로 0.1%지급한다. 가입자들에겐 또 걷기상해보험을 무료로 들게 해준다.

가입을 희망하는 사람은 걷기 행사에 참여했거나, 자신이 걸었다는 것을 핸드폰 사진으로 찍는 등 '최소한의 증명'이 되면 된다고 한다. 부산은행 수신기획부 이재범 부장은 "걷기문화 확산을 위해 특색 있는 금융상품을 디자인해 내놨는데, 반응이 의외로 좋다"면서 "수익금 중 일부는 걷기문화 사업에 기부, 공공복리 증진에도 관심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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