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연기 땜에 숨을 못 쉬겠어. 헉 헉 오빠 사랑해." "엄마, 지하철 안인데 사고가 났다. 검은 연기가 지금 계속 밀려 들어와. 엄마…숨을 못 쉬겠어. 엄마, 나 죽을 것 같아…." 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55분 대구시 중구 남일동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 구내. 진천동에서 안심동으로 운행하던 1079호 전동차 안에서 김대한(당시 55세) 씨가 불을 질러 192명이 사망하고 151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지하철 중앙로역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희생자들은 불길 속에서 남편, 부모, 자식들과 휴대전화로 마지막 통화를 하며 이승을 마감했다. 사고 발생 7시간이 지나 확인한 현장은 처참했다. 시신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있었다.
사고는 대구지하철공사의 허술한 대처가 화를 더욱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기관사는 마스컨키를 뽑아들고 피신하는 바람에 열렸던 전동차문이 닫혀 승객 대부분은 객차에 갇힌 채 연기에 질식했다. 방화범 김 씨는 반신불구가 된 처지를 비관해 이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으며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 1년여 뒤인 2004년 8월 30일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