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민방위본부입니다. 서울 인천 경기지역에 경계경보를 발령합니다. 국민 여러분 이것은 실제상황입니다."
1983년 2월 25일 오전 10시58분. 일요일 아침 휴식을 취하고 있던 시민들은 예고없는 대공경보사이렌에 혼비백산했다. 북한 공군의 이웅평 상위(대위·사진)가 미그19기를 몰고 귀순한 것이었다.
이 대위는 오전 10시30분 평남 개천비행장을 이륙하고 2분 뒤 편대를 이탈해 기수를 남쪽으로 돌렸다. 북한 레이더망을 피하기위해 고도 50~100m를 유지하면서 시속 920㎞의 전속력으로 남하해 10시 45분께 해주 인근 상공에서 휴전선을 넘었다. 한국 공군의 F-5전투기들이 이 대위의 미그기를 발견하고 요격에 나섰으나 이 대위가 미그기의 날개를 흔들며 귀순의사를 밝히자 항로를 유도한 뒤 수원비행장에 착륙시켰다.
이 대위는 귀순 3개월 만에 소령, 1995년 대령으로 진급했다. 그는 정보 및 안보교육분야에서 활동하면서 1984년 결혼,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그러나 공군대학 교수 재직중 간경화가 발병, 2002년 결국 간기능부전증으로 사망했다. 향년 48세. 생전 그는 자신의 망명으로 북한에 두고 온 부모 형제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소식에 고통스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