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부산 금정구 스포원파크 정문 앞으로 등산복 차림의 시민 수백 명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올 들어 처음 열린 시민 그린워킹 행사(제33차)에 참여한 시민들이었다.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어린이들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인에 이르기까지 걷기 운동에 나선 시민은 무려 700여 명에 달했다. 이 지역 김세연 국회의원과 원정희 금정구청장도 행사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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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들어 처음 열린 시민 그린워킹에 참가한 시민들이 12일 수영강 다리를 지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전날까지 쌀쌀한 날씨가 계속됐지만 이날 부산의 낮 최고기온이 15.3도까지 올라가 전형적인 봄 날씨가 나타났고, 햇빛도 강하지 않아 걷기에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다.
시민들은 스포원파크를 출발, 수영강을 따라 회동수원지가 있는 상현마을, 오륜대, 회동댐을 거쳐 동대교까지 총 9.8㎞에 이르는 길을 걸었다. 플라타너스 가로수 사이로 시원하게 뻗은 수영강변길은 겨우내 몸과 마음에 쌓였던 묵은 먼지를 씻어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상쾌함을 안겨줬다. 강변에는 텃새인 흰뺨검둥오리와 백로들이 한가로이 노닐고 있었다.
수영강변을 지나 선동 상현마을로 접어들자 최근에 조성된 수원지 데크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시민들은 선동(仙洞)이 '신선이 노닐던 곳' 이라는 뜻의 어원을 갖고 있다는 설명을 들으며 마치 신선이 된 듯한 기분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옮겼다. 부산의 대표적 절경인 오륜대에 다다랐을 때 시민들은 넋을 잃고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감상하기 바빴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부엉산 정상으로 향했다. 이 구간은 제법 가파른 길이 이어졌지만 갈참나무와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들이 숲지붕을 만들어 놓고 있어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부엉산 정상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산을 내려서면서 만난 곳은 오륜본동 통미골이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얼마 전 본지 보도(지난 9일자 9면)를 통해 알려진 두꺼비 사체의 흔적을 보게 됐다. 두꺼비들을 뒤로 한 시민들은 다시 걸어 회동댐 수변길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동대교에 다다랐다. 길을 떠난지 약 4시간 만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그린워킹에 참여한 박현경(여·34) 씨는 "걷기 행사에 처음 참여했는데 부산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