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대책본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남 밀양시에 지원하기로 했던 수해 복구비를 대폭 삭감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복구사업에 비상이 걸렸다.

밀양시는 지난달 8~10일 내린 집중호우로 발생한 상동면 신곡리 양지마을 산사태와 4개 하천 둑 유실피해 복구 등을 위해 당초 정부가 확정한 복구비 787억 원 중 상당액이 축소 조정될 전망이라고 9일 밝혔다. 정부는 올해초 구제역 때문에 많은 예산을 소진하는 바람에 재정 여건상 수해복구비를 전액 지원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밀양시는 둑이 유실된 부북천 청도천 운정천 신곡천 등 4개 하천 개선·복구비의 경우 당초 실사를 통해 확정된 416억 원 가운데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예산을 연차적으로 지원할 가능성도 있어 '찔끔 공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밀양시가 확보하고 있는 예비비도 40억여 원에 불과해 자체 예산으로 수해복구에 나설 수 없는 형편이다.

밀양시는 이미 재난지원금으로 15억 원에 이르는 예비비를 사용한 상태다. 밀양시 관계자는 "앞으로 추석 전까지 1~2개의 태풍이 온다는 기상예보가 있는 만큼 수해복구에 얼마나 많은 예산이 소요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산사태 등 인명피해가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원상복구가 가능하도록 당초 확정한 예산을 지급하지만 개선·복구해야 할 공사는 예산부족으로 삭감해 지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밀양 신곡천은 총 4㎞의 둑 중에서 2㎞ 가량이 유실됐고, 부북천은 총 3㎞의 둑 가운데 1㎞가 무너져 인근 농지 23㏊가 침수됐으며, 운정천은 700m의 둑이 유실돼 인근 농지 25㏊가 침수되는 등 200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