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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경남 진주시 문산읍의 한 과수원에 익지 않은 배가 종이에 싸인 채 떨어져 널려 있다. 최근 잦은 비와 저온으로 낙과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 농민들이 울상이다. 김인수 기자 |
- 과일도 크기 작고 터짐현상, 탄저병 등 병충해마저 극성
- 농가 하늘만 쳐다보며 한숨
잦은 비와 이로 인한 일조량 부족으로 벼와 과일 등 농작물의 생육이 부진해 수확을 앞둔 경남지역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추석연휴(9월11∼13일)가 낀 다음 달 중순까지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면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경남도는 이상 기후로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선 시·군에 방제를 강화하고 농산물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독려하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벼농사 '흉작' 걱정
22일 경남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도내 예찰포(작물 병충해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만든 논밭)와 시·군 현지조사 결과 긴 장마와 잦은 집중호우에 따른 일조량 부족으로 벼의 생육이 부진해 벼 이삭이 패는 출수기가 지난 17일로 예년보다 1~2일가량 늦어지고 있다. 또 초장(벼의 크기)도 92.5㎝로 지난해보다 3.7㎝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올해 절기는 예년보다 열흘가량 빨라 추석 햅쌀 출하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 같은 벼의 생육부진은 일조량 부족 때문이다. 벼의 생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조시간은 올해 모내기 때인 지난 4월 21일부터 5월 31일까지 234.6시간으로 평년보다 52시간 짧았다. 또 벼 생식 성장기인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0일까지의 일조시수도 76.6시간으로 평년보다 46.6시간 짧다. 모심기부터 지금까지 전체 일조시수는 557.34시간으로 평년보다 67.4시간 짧았다.
또 많은 비로 도내 20개 시·군 시험관찰용 논에서 벼 입집무늬마름병이 대규모로 발견됐다. 더욱이 이달 들어서도 연일 비가 계속되면서 방제 작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벼 생육상태도 좋지 않아 경남도와 시·군은 향후 기상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삭이 패는 지금부터 여무는 9월 중순까지 현재와 같은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 흉작이 불가피하고 지난해보다 10~20% 감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도 배 고추 등 생산량 급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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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사천시 사남면 가천리 한 농가의 고추들이 탄저병으로 검게 썩어 있다. |
과수 등 특작물 생육부진도 심각하다.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은 포도 재배 농가는 올여름 잦은 비로 울상이다. 뿌리가 습기를 많이 흡수하게 되면 열매가 터져버리는 '열과(裂果) 피해'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포도는 비가 그친 뒤 햇볕이 내리쬐면 포도알 표면에 금이 가고 속이 터진다. 거창군 웅양면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김해수(50) 씨는 "앞으로 비가 조금만 더 오면 올해 노지 재배 포도 50%가량이 열과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고추 작황도 좋지 않아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잦은 비로 치명적인 탄저병(검썩은병)까지 확산돼 고추가 전멸하고 있어 수확량이 평년보다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 진례면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김영민(54) 씨는 "수확기를 한 달 앞두고 있는데 이 같은 이상기후가 계속되고 있어 걱정"이라며 "내다 팔 고추가 없는데 고추 값이 아무리 좋으면 뭐하냐"고 말했다.
배의 경우 잦은 비와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대규모 낙과 피해가 발생해 출하 감소가 우려된다. 진주 문산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211㏊에 이르는 배 과수원에는 종이 봉지로 싼 배가 20%가량 떨어져 있어 농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해지역 단감 농가 역시 습도가 높아 탄저병과 노린재, 깍지벌레 등의 발생이 우려되고 있어 막바지 생육관리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남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 규모가 예상외로 클 것으로 예상돼 일선 시·군에 적기 방제를 독려하고 있다"며 "수확기 벼농사에는 충분한 물 확보가 중요한 만큼 비가 온다고 논물을 함부로 빼지 말고 적당량을 항상 보유하도록 하는 등 농가지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