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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부산 갈맷길 2.0 <7> 걷기 동아리 네트워킹

1주일에 5번 30분간…市 '1530' 걷기 생활화, 건강·자신감 찾는다

  • 박창희 기자 chpark@kookje.co.kr
  •  |   입력 : 2011-11-21 20:13:41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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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 건강걷기 동호회 회원들이 낙동강 삼락강변공원 산책로를 활기차게 걷고 있다. 1530은 '1주일에 5번 30분간 걷자'는 운동으로, 부산에는 약 60개의 동아리가 결성돼 있다. 부산시 제공
- 도보카페 '인도행 영남방'…11, 12월 둘레길 걷기 행사
- 부산 수십 개 모임·카페, 네트워킹·코스 개발 과제

"우리는 매일 걷습니다. 하루라도 안 걷는 날이 없죠. 평일 주·야간 도보, 주말 도보, 월간 도보, 울트라 도보 등이 계속 이어집니다. 걷는 게 좋아요. 걷다보면 인생의 고민이 술술 풀리거든요."

인터넷 다음의 도보카페 '인생길 따라 도보여행'(약칭 인도행·cafe.daum.net/dobojourney) 양승오(60) 대표의 말이다. '인도행'은 전국 최대의 걷기 동호회로, 대한민국 걷기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회원 수가 4만1548명. '노마(駑馬)'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양 대표는 부산에 거주하며 이 모임의 전국 대표다.

■'인도행'의 저력

'인도행 카페'는 저절로 돌아간다. 도보는 지역방 별로 이뤄지며 장소와 시간은 그때 그때 게시판에 공지된다. 지역방 중에서는 영남방이 가장 활발하다. 영남방 회원은 약 1만 명이고, 이중 부산 경남 사람이 약 6000명 정도라고 한다. 별도 회비는 없으며 행사 때 참가비만 있다.

인도행 영남방의 기획 이벤트로는 울트라 도보와 부산 둘레길 걷기가 있다. 낙동강 하구에서 열리는 울트라 도보는 총 50㎞, 제한시간 12시간이다. 저녁 9시에 부산 구포역 앞에서 출발, 삼락강변공원~하구언~을숙도~맥도공원~대동수문(반환점)~낙동강 대교~구포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지난 9월 17일 치러진 3회 행사 때는 도우미 18명을 포함, 122명이 참가했다.

11~12월에는 부산 둘레길 걷기가 열린다. 부산 시계(市界)를 따라 걷는 초장거리 코스다. 구포역에서 출발하여 호포~노포동~선동(회동수원지)~철마~일광테마길~기장 해안길~송정~해운대~광안리~이기대~부산항~영도 한바퀴~송도~감천~다대포~낙동강 하구까지 이어진다. 거리가 멀어 5~6차로 나눠 진행되며, 매회 70~80명씩 참가한다.

양 대표는 "서울에는 100㎞ 울트라 걷기 행사가 열려 전국의 도보꾼들을 모으고 있다"면서 "부산에도 100㎞ 코스 하나쯤은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각종 동호회, 클럽 수십 개

부산·후쿠오카 우호 걷기에 참가한 양 도시의 시민들이 지난 4월 부산 이기대 길에서 걷기행사를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도행 외에도 부산에는 각종 걷기모임이나 동호회가 많다. 인터넷 포털에 '부산·걷기·동호회'를 키워드로 넣어보면 카페만도 수십 개가 뜬다. 하지만 동호회란 이름을 걸고 있더라도 비슷한 모임이 많고 중복 가입자가 적지 않아 정확한 동호인 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들 걷기 동아리들을 네트워킹하는 것이 과제다.

부산의 대표적인 걷기 관련 단체는 2009년 12월 발족한 사단법인 걷고싶은부산과 2010년 2월 태동한 재단법인 대한걷기연맹 산하 부산시걷기연맹이 있다. 걷고싶은부산은 길 걷기문화 확산과 길 관련 문화사업, 갈맷길 축제 등을 열고 있고, 부산시걷기연맹은 건강걷기 운동, 걷기 지도자 양성 등에 주력하고 있다.

부산시걷기연맹 안하나 사무국장은 "구·군 보건소와의 협조를 통해 그동안 걷기 지도자 200여 명을 배출했다"고 말했다. 걷기 지도자들은 전국 걷기코스 인증 및 걷기기록 관리, 각종 걷기동호회, 클럽의 운영과 지원, 걷기교육 등을 담당한다.

지역 최대의 생활체육 연합체인 부산시생활체육회(회장 박희채)도 서서히 걷기(갈맷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 생활체육회는 16개 구·군 지회와 36개 종목 연합회로 구성돼 있고, 전체 2810개 클럽에 약 12만4000명의 각종 생활체육 동호회를 거느리고 있다. 시 생활체육회는 22일 부산시청에서 생활체육 세미나를 여는데, 이 자리에서 부산발전연구원 이동현 연구위원은 '부산 갈맷길의 일상적 활용을 위한 생활체육의 역할'이란 발제를 한다. 생활체육 동호회가 걷기 시작하면 부산의 '길 걷기 지도'가 바뀔 수도 있다.

■1530 건강 걷기

걷기 동아리의 네트워킹과 관련해 주목되는 움직임은 부산시가 추진 중인 '1530 건강걷기사업'이다. 1530은 '1주일에 5번 30분간 걷자'는 걷기 실천운동. 사업의 주요 내용은 ▷건강 걷기 네트워크 구축 ▷걷기 표준화 지표 개발 ▷부산·후쿠오카 건강 걷기 교류사업 등 3가지. 이를 통해 부산의 '걷기 실천율'을 높이는 것이 당면 목표다.

걷기 실천율은 최근 1주일 사이 1회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사람을 백분율로 표시한 지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걷기 실천율은 2008년 52.2%, 2009년 47.3%, 2010년 40.0%(전국 평균 42.5%)으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부산사람들이 대체로 많이 안 걷는다는 얘기다.

1530사업이 시작된 후 부산지역 16개 구·군에 걸쳐 60여 개의 걷기 동아리가 결성되었고, 총 2000여 명이 참가해 걷기 생활화를 꾀하고 있다. 1530 건강걷기사업추진단이 부산과 후쿠오카 시의 40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지난 여름 3개월 간 건강걷기를 실시한 결과, 의미있는 변화가 체크됐다. 부산에서는 308명의 시민이 이 건강걷기 사업에 참여해 하루 평균 도보수 9324보, 체중 -1.5kg, 허리둘레 -2.8cm의 성과를 거뒀고, 후쿠오카에서는 110명이 참가해 하루 평균 도보수 7000보, 체중 -3.2kg, 허리둘레 -1.4cm의 성과를 거둔 것.

1530 걷기사업지원단장인 동서대 임백빈(레포츠과학부) 교수는 "걷기가 건강 증진에 실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셈"이라며 "걷기 동아리의 네트워크가 확장되면 걷기 실천율 또한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시 건강증진과 문선미 주사는 "건강걷기 참가자들의 수기를 받아보니 걷기로 비만을 치료했거나 생활습관을 고치고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내용이 많았다"면서 "내년에는 보다 내실있는 걷기사업을 전개하겠다"고 전했다.


# 한국길모임과 '길의 날'

- 전국 21개 단체, 11월 11일 기념일 선포

지난 11월 11일이 '길의 날'이란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보다는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 농업인의 날 등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올해는 특히 이날 출생자가 '111111-'로 시작되는 주민등록번호를 갖는 날이기도 했다.

전국의 트레일(Trail·걷는 길) 단체들로 구성된 '한국길모임'은 지난 11일 제주 올레길에서 이 날을 '길의 날'로 선포했다. '11'이란 숫자처럼 두 발로 꼿꼿이 걸으며 우리 국토를 다시 알자는 취지였다.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이와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고 조만간 공식 기념일로 지정될 전망이다.

한국길모임은 전국의 주요 트레일을 아우르는 단체로 지난 8월 출범(사진)했다. 현재 제주올레, 지리산 둘레길, 부산 갈맷길, 강릉 바우길, 남해 바래길, 통영길문화연대, (사)우리땅걷기 등 21개 단체 및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길모임 이순원(소설가) 상임대표는 "국내 도보여행 문화를 선도해온 전국의 걷기 관련 단체가 의기투합한 국내 최초, 최대의 트레일 모임"이라며 "올바른 걷기여행 문화를 만들고 자연·인간친화적 길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길의 날' 제정을 처음 주창한 곳은 전북 전주시에 본부를 둔 (사)우리땅걷기다. 지난 2005년 (사)우리땅걷기 신정일 대표는 국민 건강 증진과 도보문화 확산을 위해 '길의 날' 제정을 촉구했다. 이후 전북 전주에선 매년 '길 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트레일에 관한 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나라다. 전국에 코스화 된 도보길만 200여 개. 도보여행의 전국화시대가 열리면서 과다한 예산 투입, 토목사업화 같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길의 날'이 던지고 있는 메시지를 새롭게 음미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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