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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공공성지키기부산연대와 부울경언론노조협의회 소속 회원들이 최근 부산진구 당감동 한나라당 허원제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한나라당의 미디어렙 입법 지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 지역 언론 광고매출 직격탄…콘텐츠의 질적 하락 우려
- 다양성 축소 민주주의 위기
- 종편들 친기업 성향 노골적
- 특혜 준 현 정권 재창출 위한 편파·왜곡 보도 가능성 커
지난 4월 백지화 된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두고 부산과 대구가 도심을 플래카드로 도배하며 격전을 벌였지만 실상 '적'은 따로 있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비롯한 다수 전국지들이 기사와 칼럼을 통해 동남권 신공항 필요성을 반박하고 이를 추진하려는 정부와 정치인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한 전국지는 칼럼에서 "우리나라 14개 지방 공항 중에서 흑자를 내고 있는 공항은 김포·제주·김해 공항 뿐이다"며 "정부가 예정대로 신공항을 추진하더라도 추진의 학문적 근거를 제공하는 전문가들,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 관계자들 이름을 하나하나 정확히 기록으로 남겨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전국지의 뜻대로 동남권 신공항 계획을 백지화 했지만 동남권에는 여전히 김해공항 포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고 있다.
이처럼 신문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이른바 메이저 언론인 조·중·동이 신문을 넘어 전파력 강한 방송에까지 진출하면서 수도권 중심, 보수 중심 여론 독과점이 우려되고 있다. 지역의 다양한 여론을 전달하는 지역의 신문과 방송 등 지역언론이 위축될 경우 여론 다양성이 위협받고 이는 민주주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게 언론학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지역언론 위기는 민주주의 위기
종편의 등장으로 지역신문·방송과 종교방송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종편으로 인해 광고 매출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문은 약 17%, 지역방송은 최대 22.6%, 중소규모 PP(프로그램 공급자)는 17~20%, 종교방송은 최대 90%까지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지역언론의 주수입원이 광고매출이라 이 같은 현상이 지역 공론장 붕괴는 물론 민주주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영산대 이진로(신문방송학) 교수는 지난달 열린 '미디어렙법, 지역언론의 생존을 묻다' 토론회에서 "광고 매출의 하락은 제작비와 인건비 하락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지역언론의 질적 하락과 독자·시청자 외면, 이에 따른 광고주 광고청약 기피 현상 등 악순환을 부른다"고 지적했다.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 복성경 사무차장은 "서울 기반 언론은 지역의 문제에 관심이 없다. 종편의 등장으로 지역언론의 존립이 흔들리면 지역 의제를 설정할 공론장이 위기에 내몰리고 이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비판했다.
■서울 중심·보수일색 여론 독과점
TV조선은 지난달 18일 매체설명회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TV조선은 그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라고 보수 색채를 드러냈다. 이에 맞춰 기업총수를 조명하는 친기업 성향의 프로그램 '기업가 열전, 대 한국인 정주영'(가제), 포퓰리즘의 문제를 파헤치는 기획물 '안티포퓰리즘-공짜의 역습, 지중해를 가다'(가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가 참여한 채널A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50부작 드라마 '인간 박정희'를 개국 특집 드라마로 내년 2월부터 방송한다. 매일경제의 매일방송 또한 개국특집 다큐로 '한국 경제의 빅3를 만나다'를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는 "조·중·동 족벌언론은 신문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독과점 사업자이며 권력지향적이고 자본 우호적인 보수적 매체이다. 이런 기조는 방송으로 넘어온다고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자신에게 '특혜 선물세트'를 안겨준 현 정권 재창출을 위해 왜곡·편향 보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이강택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인터뷰
- "종편은 대국민 사기극"
- 글로벌 미디어 기업 양성 허울
- 공중파 방송까지 상업화 압박, 광고주 입맛 맞춘 뉴스 판칠 것
1일 종합편성채널(종편) 4사가 개국하자 본지를 비롯한 전국 유수 신문들이 37년 만에 백지광고를 내고 전국언론노조는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앞서 이강택(사진) 언론노조 위원장은 '한미 FTA와 조중동 종편'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발표하고 종편 출범을 비판했다.
기고문에서 이 위원장은 "종편은 발전과 성장이라는 허상을 동원한 사기극"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반대를 무릅쓰고 신문·방송겸영을 허용하고 광고영업과 채널 배정 등 전 분야에 걸쳐 특혜를 몰아줬지만 종편 출범에 앞서 내세웠던 '일자리 3만 개 창출, 글로벌 미디어 기업 양성'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또 종편 등장으로 인한 '사회 공공성 파괴'를 우려했다. 이 위원장은 "종편은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무한경쟁과 약육강식 상황으로 몰고간다"며 "각지의 건강한 신문과 지역방송, 종교방송 등 광고취약 매체들을 고사위기로 몰아 여론 다양성이 위협받게 된다.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공중파 방송사마저도 상업화 압박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살아남은 언론까지도 "기업이 선호하는 프로그램·뉴스 위주로 편성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위원장은 "종편은 사회·문화 영역에서 사회적 약자와 서민들의 목소리를 체계적으로 배제하고 강자의 여론독점을 강화하는 사회적 소통구조를 구축하게 된다"며 "종편 채널은 이 땅의 1%를 위한, 1%에 의한, 1%의 작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