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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편이 출범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선정적 보도와 콘텐츠 부족으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열렸던 종편 개국 축하 행사 모습. 연합뉴스 |
- '애국가 시청률' 비아냥도
- 언론노조·SNS 중심으로 불시청 등 '3불 운동' 점화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를 출범한 중앙일보는 지난 5일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종편 출범 다음날인 지난 2일 자 1면 톱기사 '전두환, 1980년 언론통폐합 죄송' 기사를 바로잡았다. 해당 기사는 전날 JTBC 개국 특집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인데, 내용 중 "5공 퇴진과 함께 방송통폐합이라는 비상조치가 해소돼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대목은 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아니라 이원홍 전 문화공보부 장관의 발언이라는 것이다.
JTBC가 개국 첫날 전 전 대통령이 1980년 언론통폐합에 대해 처음으로 유감의 뜻을 밝혔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이다. JTBC를 띄우기 위해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뻥튀기 했다가 되레 망신만 샀다.
종편 4사가 출범한지 겨우 일주일 지났지만 벌써부터 이 같은 선정적 보도와 무리한 홍보가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박근혜 띄우기, 재방송 홍수, 애국가 시청률 등 난국에 '종편 채널 지우기' 운동까지 벌어진 종편 출범 후 일주일을 돌아봤다.
■선정성에도 '애국가 시청률'
종편 4사는 개국 첫날부터 친여·보수 편향 보도와 선정적 뉴스를 내보냈다. 종편 4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인터뷰를 각 1시간 분량으로 편성 했다. 여론의 다양성과 콘텐츠 경쟁력 강화라는 종편의 당초 목표가 무색했다. 특히 TV조선은 박 전 대표 인터뷰 중 자막으로 '형광등 100개를 켜 놓은 듯한 아우라'를 내보내 "방송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자막"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동아일보가 대주주인 채널A는 단독 보도임을 강조하며 "강호동, 23년 전 야쿠자 모임 참석"을 크게 다뤘다. 마치 강 씨가 폭력조직원인 것처럼 묘사했지만 강 씨는 보도 직후 "씨름계 인사가 식당에 가자고 해 무슨 자리인지도 모르고 따라갔다"고 해명했다. 지상파 방송사가 같은 영상을 보관하고 있고, 2002년 검찰의 칠성파 두목 이강환 씨 수사 때 언론계에 이미 알려진 일을 대단한 특종인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후발주자로서 시청자의 눈길을 잡을만한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배치해도 모자랄 판이지만 종편은 콘텐츠 부족 때문인지 개국 첫날부터 '시간 때우기식' 편성을 이어가고 있다. 특선영화 방영과 1970년대 방송 재탕에 이어 재방송이 전체 방송의 최대 40%를 차지하기도 했다.
준비 안 된 방송에 시청자는 시청률로 답했다. 종편 4사 프로그램 시청률은 일부 드라마를 제외하고 대부분 1%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자사 종편의 홍보지가 된 듯한 조·중·동 신문은 저마다 0.1% 포인트 안팎의 우열을 잣대 삼아 자사 종편의 성과를 과대 포장하는 '도토리 키재기식' 보도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종편 '3불' 운동 불붙어
전국언론노조는 ▷종편 방송 불시청 ▷종편 출자 기업 제품 불매 ▷종편 방송 출연 불참여 등 '3불운동' 돌입을 선언했다. 이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종편 채널 지우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집 TV에서 종편 채널을 삭제하고 '인증샷'을 올리는 등 반대의사를 표명하는 것이다.
종편에 출자한 기업 제품을 구매하지 않거나 종편에 출연한 유명인을 비판하는 등 종편에 대한 거부감도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민하(여·30) 씨는 "호기심에 종편 4사의 프로그램을 돌려가며 봤는데 눈길이 가는 프로그램이 없었다. 예능·드라마·뉴스 모두 지상파나 기존 케이블방송에 비해 엉성하고 한마디로 이런 종편을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한 언론학자는 "온갖 특혜 속에 종편이 출범했지만 방송 내용은 방송이라는 말을 하기 아까울 정도로 수준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라며 "미디어 관련 법안을 여당 단독으로 처리하게 하는 등 이런 저질 방송을 허가한 정부가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종편 모니터단 모니터 결과
- "뉴스 ABC도 못 갖춘 이념편향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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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종편 특혜 규탄 및 미디어렙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민주언론시민연합과 전국언론노조가 만든 '조·중·동 방송 공동모니터단'이 지난 2일에 이어 6일에도 조·중·동 신문이 출자한 종편 3사(TV조선, JTBC, 채널A)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 결과를 내놓았다. 모니터단은 종편 3사의 저녁종합뉴스 프로그램이 "뉴스의 ABC도 못 갖춘 '이념편향' 방송"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공동모니터단은 종편 3사가 '박근혜 띄우기'를 하며 '안철수 흠집내기' 보도 행태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TV조선은 지난 1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한 시간 진행하고도 메인뉴스 첫 번째, 두 번째 꼭지로 박 전 대표의 발언을 다뤘다.
이에 반해 "차기 대권 구도에서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의혹을 제기하고 재산 기부를 깎아내렸다"고 지적했다.
공동모니터단은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 수행비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에 대해 종편 3사가 소극적으로 보도했다고 꼬집었다. TV조선은 '아랫사람을 잘못 둔 탓'이라며 의제 왜곡에 나섰고, 채널A는 사흘간 관련 보도를 2건 하는 데 그쳤으며 JTBC는 사건이 터진 첫날 8번째 꼭지로 주요하지 않게 보도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텔레비전아사히가 3.08%(130억 원)을 투자한 JTBC의 일본 총리 띄우기도 논란이 됐다. 공동모니터단은 "JTBC는 지난 2일 메인뉴스에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단독 인터뷰를 내보냈는데 '일본에선 다케시마라고 부르고 있고, 다케시마에 관한 우리나라의 자세는 변함이 없다'는 노다 총리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했다"며 "'서민 총리' 운운하는 띄우기성 내용으로 노다 총리 홍보의 장으로 전락해 한국 방송인지 일본의 관영방송인지 정체성이 의심스러웠다"고 비판했다.
# 들썩이는 SNS 세상
- "무개념 연예인", "부실 운영"…
종합편성채널(종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숱한 논란과 화제를 낳고 있다. 작가 공지영 씨와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가 종편에 출연한 유명인에 대한 비판을 두고 각기 다른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고, 작가 이외수 씨는 종편의 부실한 운영을 두고 촌철살인 한 마디를 날리기도 했다.
소설 '도가니'의 작가 공지영 씨는 지난 1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종편에 출연한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 선수와 가수 인순이 씨를 비판해 관심을 모았다. 공 씨는 지난 1일 "TV채널을 돌리다 보니 종편개국 축하쇼에 인순이가 나와 노래를 부른다. 우리 사회가, 우리 모두의 노력이 유명 연예인들에게 개념 연예인이 되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약간의 무리로 다가온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 글을 인용하며 "인순이님 개념 없는 거죠 머"라고 적었다. 또 "김연아가 그냥 인터뷰가 아니라 TV조선 9 뉴스 프로그램을 하나하나 소개한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글에는 "연아, 아줌마가 너 참 예뻐했는데 네가 성년이니 네 의견을 표현하는 게 맞다, 연아 근데 안녕"이라는 멘션을 달았다.
이에 대해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종편에 출연한 유명인에 대한 다른 견해를 밝혔다. 진 씨는 "종편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개념에 찬 행동일 수 있으나 그런 소신이 없거나 또는 그와는 다른 소신을 갖고 있다 해서 개념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나는 꼼수다'에 출연하고 있는 정봉주 전 의원은 지난 2일 MBN 뉴스에 출연할 계획이었으나 이 소식을 접한 트위터 이용자들이 종편 출연을 거부해 줄 것을 요청하자 출연을 포기했다. 지난 3일 작가 이외수 씨는 트위터를 통해 "바닥치기 시청률로 엄청난 광고료 요구했다는 종편. 콩나물 보여 주면서 산삼 값 받아내면 사기행각 아닌가요"라고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