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 강 사업' 첫 위법 판결 파장

4대강 사업의 절차상 위법은 인정했지만 낙동강 사업을 중단하게 해달라는 청구를 기각한 법원의 판결은 2009년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권한쟁의심판 판결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많다. 위법성을 인정한 것은 명백한 무효사유인데도 재판부가 효력의 유무효에 대한 판결은 회피해 정부가 악용할 빌미를 줬다는 주장이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009년 민주당과 창조한국당 등 야당이 낸 개정 방송법과 신문법, IPTV법(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사업법) 등 '미디어법' 권한쟁의심판 사건에 대해 "가결 선포의 절차상 문제는 인정되나 법안의 효력은 유효하다"고 결정했다.

헌재는 "여당의 대리투표 행위와 청구인들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재투표를 실시해 가결 선포한 것은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배되고 청구인들의 심의표결 권한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헌재는 당시 한나라당의 법안 강행처리와 대리투표가 위법하다는 결론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법안 자체의 효력을 무효로 해달라는 야당 측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언론노조는 "과정과 절차야 어떠하든 결과만 내놓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이번 '낙동강 살리기 사업' 판결에 대해 4대강 범대위와 국민소송인단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것은 부족한 사업타당성을 은폐하기 위한 꼼수"라며 "사업의 위법성을 확인했다면 지금이라도 사업을 취소하고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