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전문기관 용역 의뢰
- 올 가을 완료계획 전면 수정

부산 광안대교를 세계적인 야간 경관 명물로 조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광안대교 경관 조명 사업이 해풍이라는 '복병'을 만나 주춤하고 있다. 교량 케이블에 1만 개 이상의 LED(발광다이오드) 조명등을 설치하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조명 하중이 교량 안전에 미칠 영향을 정밀 검토할 필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지난 2002년 설치된 고압나트륨등의 수명이 완료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총 96억 원(국비 56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광안대교 전 구간(7.4㎞)에 걸쳐 LED 조명을 설치하는 경관 조명 사업을 추진해왔다. 시는 총천연색 빛을 구현할 수 있는 LED등으로 시간대·요일·계절별로 화려한 경관쇼를 연출해 광안대교를 세계적인 야간경관 명소로 가꿀 계획이다. 시는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경관조명 사업자로 동영기업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실시설계를 하고 있다.

문제는 엄청난 양의 LED등을 한꺼번에 교량에 부착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안전 문제가 제기됐다. 광안대교에 새로 설치되는 조명 규모는 무려 5종류 1만1600세트. 기존 나트륨등은 바닥에서 위로 쏘아올리는 방식을 동원해 이런 문제점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LED등은 직접 교량 케이블에 달아야 하는 만큼 고민이 생겼다.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다 보니 현수교인 광안대교의 케이블에 설치할 조명 무게와 교량 안전의 상관관계에 대해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태풍이나 강풍으로 인해 케이블에 부착된 등이 흔들릴 경우 안전사고도 우려된다.

최근 열린 광안대교 경관조명사업 자문위원회에서도 토목 전공 대학교수들을 중심으로 이런 우려가 전달됐다. 또 광안대교 관리 기관인 부산시설공단 역시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시는 애초 올 가을 부산국제영화제와 불꽃축제 이전까지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안전성 검토에 들어갔다. 사업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안전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시 김형찬 도시경관담당관은 "외부 전문가들이 안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만큼 전문기관에 안전 용역을 맡긴 상태"라며 "용역을 통해 확실한 안전성이 담보될 때까지 조명 제작 등 사업을 일체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