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점까지 철거되니 더 을씨년스럽네요."

2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 금강공원에서 만난 놀이시설 운영자 강모(48)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놀이시설에는 손님이 없어 파리만 날리고 있었고 인적이 드물어 한때 부산 대표 유원지였다는 명성이 무색했다.

부산시가 시민의 염원인 어린이 테마파크 마련을 위해 추진 중인 금강공원 드림랜드 조성 사업이 암초를 만났다. 시가 올 초 부산발전연구원에 금강공원 재정비 용역을 발주한 데 이어 공원 일대 매점 54곳을 철거하는 등 드림랜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965년부터 금강공원에서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업체 측이 부지 소유주인 산림청과 2016년까지 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나 이 사업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케이블카 이전 문제도 난관에 봉착했다.

이 때문에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금강공원 드림랜드 조성이 말만 무성하고 또다시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어린이 테마파크에 대한 시민의 염원이 높은 것은 알지만, 얽히고설킨 금강공원 부지 소유주 문제를 풀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공원 드림랜드 조성 예정지는 30만6000㎡가량이다. 이 가운데 시유지는 1만5000㎡에 불과하고 케이블카가 있는 산림청 소유 국유지 15만6000㎡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식물원 소유주인 A사를 비롯해 B사와 개인 등이 소유하고 있다.

시는 대상 부지 전체를 매입하기 어렵다고 판단, 산림청 소유 국유지와 시유지를 맞바꾸는 '환지'를 시도하고 있다. 민간 소유 부지는 각자 재산권이 걸려 있기 때문에 협의를 끌어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국유지라도 확보해 개발을 시작하겠다는 의도다. 시는 지난 5월 산림청 소유의 금강공원 국유지와 경남 양산 법기수원지(600만 ㎡)와 금정구 남산동(100만 ㎡) 시유지 두 곳을 맞바꾸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금강공원 국유지 공시지가(3.3㎡당 10만~100만 원)가 일반 산림 부지보다 비싸 산림청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시가 제시한 시유지 공시지가는 금강공원 국유지의 30분의 1 수준이다.

시민들은 시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있다. 금강공원 인근 주민 최모(63) 씨는 "매점도 철거되는 등 이미 유원지 기능을 잃어버린 공원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이냐"며 "당장 국유지를 시 소유로 바꿔 개발 밑그림을 그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케이블카 이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