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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수목원인 해운대수목원이 들어설 부산 해운대구 옛 석대쓰레기매립장.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땅 팠다가 공사 멈추고 방치
- 식목위해 추가 복토 1.5m 필요
- 야산 절개해야 흙 조달될 듯
5일 해운대수목원이 들어설 부산 해운대구 옛 석대쓰레기매립장을 찾았을 때 기반 조성 작업을 하다가 토심(땅의 깊이)이 너무 얕아 공사를 멈춘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얼핏 둘러봤을 때는 쓰레기매립장이라기보다 오랫동안 방치돼 있던 나대지처럼 보였다. 일부 구간은 흙과 자갈이 뒤섞여 공사장 모습이었고, 일부는 잡초 등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하지만 현장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곳곳에 깃발이 꽂혀 있어 공사를 시작하기 전 측량작업을 했고, 측량을 위해 땅을 팠다가 쓰레기가 발견되자 이를 그대로 방치해둔 흔적이 10여 군데나 발견됐다.
깊이 1m가량 판 땅 바로 옆에는 흙과 옷가지, 비닐 등 쓰레기로 추정되는 것들이 뒤섞여 있었고 심한 악취까지 났다. 땅을 판 곳을 자세히 들여다 보니 쓰레기를 매립했던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어 이곳이 쓰레기매립장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총 2단계인 이 공사의 1단계 1차 공사 구간 시공을 맡은 범아건설은 지난 2월 기공식을 가졌지만 실제 공사는 4월부터 들어갔다. 범아건설 관계자는 "전체 면적 중 일부 구간 몇 군데를 확인하니 대지 높낮이가 다르고 침하 현상도 뚜렷해 계획보다 복토 높이를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 들어 시와 협의를 진행했다"며 "복토 작업에 필요한 흙을 확보해야 하는데 수목원을 만들 곳인 만큼 일반 흙이 아닌 야산에서 나온 흙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복토 작업으로 인해 공사 기간과 사업비가 모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구체적인 시기나 액수에 대해서는 "시와 협의를 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석대매립장은 1987년 4월부터 1993년 5월까지 총 1300만 t의 부산지역 쓰레기를 처리했다. 시 관계자는 "당시 침출수 유출 등에 대비해 맨 하층부에 방수시트를 깔고 그 위로 쓰레기를 5m 정도 쌓으면 50㎝ 높이로 복토하는 방식으로 매립하다가 매립장 수명이 완료된 1993년에는 맨 상층부에 높이 1m가량 복토했다"며 "이는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침하 현상이 발생해 복토 높이도 점점 낮아져 현재는 나무를 심을 땅의 깊이가 50㎝가량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시는 향후 추가로 1.5m가량 더 복토를 할 계획이다.
시는 추가 복토에 필요한 약 60만 ㎥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흙을 아파트 공사장이나 관급 공사장에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곳의 흙이 수목원 식재에 적합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동아대 남정칠(조경학) 교수는 "키가 큰 교목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토심이 최소 1.5m는 돼야 한다"며 "아파트 공사장의 흙은 대부분 질이 낮을 것으로 예상돼 건설 잔토 등은 투입해서는 안 되고 사질양토 등 좋은 흙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양이면 도심 아파트 사업장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야산을 절개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