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찰간부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과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것과 관련, 검찰이 9일 특임검사를 지명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이날 "경찰에서 부장검사의 비위에 대해 내사 중이라는 언론 보도와 함께 여러 가지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검찰은 독자적 수사권을 보유한 특임검사를 지명해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특임검사에는 김수창(사법연수원 19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지명됐으며 즉시 수사팀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고 대검은 말했다.

김 특임검사는 대검 감찰1과장과 포항지청장, 부산지검 2차장검사, 대구서부지청장 등을 지냈다.

특임검사는 지정된 사건에 대한 수사, 공소제기 및 유지 등의 직무와 권한이 있으며 수사결과만을 검찰총장에게 보고한다.

대신 수사 진행상황을 대검찰청 감찰위원회에 보고하고 감찰위는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김 특임검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수사팀 구성과 수사범위 등과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대검에 들어가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검찰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특임검사에 의한 수사가 곧바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대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건이) 경찰 내사 단계인 만큼 특임검사를 임명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게 되면 경찰에 공식적으로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이 아직 수사개시 보고를 안했다"면서 "검찰에서 단순 진상파악만 하기에는 의혹이 커져 신속히 수사를 하기 위해 특임검사를 임명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 비리 사건을 독립적으로 수사하기 위한 특임검사가 가동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특임검사 제도는 '스폰서 검사' 추문이 불거진 직후인 2010년 6월 신설됐으며, 같은해 11월 '그랜저 검사' 사건을 재수사하기 위해 강찬우(연수원 18기) 특임검사가, 지난해 '벤츠 여검사'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이창재(연수원 19기) 특임검사가 각각 지명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