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 검사의 거액 뇌물 사건으로 촉발된 사상 유례 없는 검찰의 위기가 검찰 수뇌부의 파워 싸움에 이은 한상대 검찰총장의 용퇴로까지 이어지면서 검찰 구성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9일 부산지검을 비롯한 전국 각 검찰청은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자체 긴급 모임을 갖고 사태 파악 및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 총장이 결국 간부들의 연이은 용퇴 요구를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되면서 '파국'으로 치달을 것 같았던 사태는 겨우 진정됐지만, 일선 직원과 평검사들은 이날 온종일 관련 뉴스를 검색하고 삼삼오오 모여 논의하는 등 향후 대책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지검의 한 직원은 "근무한 지 수십 년이 됐는데 이런 사태는 처음"이라며 "총장 사퇴로 최악의 상황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앞으로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의를 실현해야 할 검찰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한 총장의 사표가 수리돼 검찰총장 대행 체제가 시작되더라도 검찰 내부의 상처를 치유하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