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가 재판 도중 피고인에게 막말을 한 사실이 또다시 발생해 법원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근무했던 A 부장판사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7일 밝혔다. A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14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44) 씨에 대해 "초등학교 나왔죠. 부인은 대학교 나왔다면서요. 마약을 먹여서 결혼한 것 아니에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가 마약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전과가 있어 한 말이다. A 부장판사는 현재 경기도의 한 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A 부장판사의 재판을 방청한 적이 있다는 박모(여·29) 씨는 "지난해 한 재판에서 여러 피고인 간 일정이 조율되지 않자 '그럼 재판 안 하고 여기서 판결할까요'라고 말하거나, 한 피고인이 직업이 없다고 하자 '양아치네'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법원 차한성 법원행정처장은 "법원이 그동안 법정 언행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는데도 용납할 수 없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법관 전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으로 심히 유감스럽다"며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사기 사건 피해자인 60대 남성을 증인으로 불러 심문하던 중 진술이 잘 들리지 않자 "늙으면 죽어야 해요"라는 말을 해 물의를 일으킨 유모(45) 부장판사에 대해 공직자윤리위원회를 거쳐 법관징계위원회를 열어 견책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경주 교원드림센터에서 전국 법원장 간담회를 갖고 법관의 부적절한 언행을 막기 위한 법정 언행 컨설팅 제도를 연내 도입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