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분양 아파트 쏟아지면서
- 전매차익 노린 땡처리업자에
- 뇌물 받고 불법대출 공공연
-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
"새마을금고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어요. 하지만 이를 막을 시스템이 없어 걱정입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대출 시스템을 그대로 방치하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새마을금고의 비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허술한 대출시스템이 비리 양산
이번 새마을금고 전·현직 직원의 불법대출 사건은 대출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법무사 안모(48) 씨는 가짜로 만든 분양계약서만으로 새마을금고 전 직원 허모(57) 씨에게서 소개받은 부산의 A새마을금고 최모(43) 상무를 통해 두 차례 걸쳐 104억 원과 30억 원을 불법 대출받는 데 성공했다. 거액의 부동산 담보 대출이 근저당권 설정등기 등과 같은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가능했던 것이다. 앞서 영도구 모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고위간부의 30억 원 횡령 사건도 고객명의로 대출받은 뒤 상환하지 않았지만 3년여 동안 발각되지 않았다.
직원들이 마음만 먹으면 불법대출을 할 수 있을 만큼 새마을금고 시스템이 허술하고, 이는 도덕적 해이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금고 직원들은 서민들이 피땀 흘리며 벌어 예금한 돈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불법 대출을 해 주고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거나, 자기 쌈짓돈처럼 꺼내 쓰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여신업무 지침 개선 등 대책 시급
허술한 시스템은 시중은행보다 대출에 적극적인 새마을금고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새마을금고는 예금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2%가량 높게 책정해 서민 자금을 끌어들인 뒤 대출제한을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해 대출을 유치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최근 전매차익을 노리는 땡처리업자와 대출브로커 등이 새마을금고를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도 이런 대출시스템 때문이다. 땡처리업자들은 주로 '35% 할인한다'는 특약을 넣어 판매하지만 대출을 받을 때는 분양원가만을 기재한 계약서를 제출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부동산 담보 대출의 경우 통상 감정가의 60~70%를 대출해 주기 때문에 분양원가로 대출을 받으면 한 푼의 자금 없이도 사업이 가능하다. 요즘처럼 대형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면 불법 대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땡처리업자들이 전매에 실패할 경우 대출 원금은커녕 이자 변제도 어려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새마을금고에 전가된다. 새마을금고에서 비리 사건이 계속돼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저축은행 같은 영업정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피해는 주고객인 서민들이 고스란히 입게 된다.
이에 이번 사건을 수사한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금융감독원에 미분양 물량이 많은 40평 이상 대형아파트의 신규분양 담보대출 때 분양자가 2세대 이상이 신청할 경우 지급여력을 확인하는 등 여신업무지침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10억 원짜리 신규분양 40평대 아파트 2세대를 매입해 담보대출을 신청할 경우 8억 원이 예치된 통장이 있는 등 자금 여력을 확인해야 불법 대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